내가 존재하는 것은

나를 이루는 것에 대하여

by 우주



여러분은 어떤 사람인가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며

어떤 것을 봤을 때 가슴이 설레고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소름 끼치게 싫어하며

어떤 사람을 봤을 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들거나

어떤 음식을 입에 넣었을 때 말이 많아지나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나를 설명하고

싫어하는 것들도 나를 설명하고

그 모든 것들의 언어에 언어를 얹어

쌓여있는 모습을 봤을 때

비로소 '나'라는 사람이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1.2_2.jpg






우리는 누구일까요


학창시절 동아리 활동을 했던 기억으로 시작할게요.

고등학교 3학년 때 진로 동아리를 만들어서

앞으로 맞이할 어른의 모습을 나눠보려 했어요.

사실 그런건 없었고 그냥 동아리방 하나 빌려서

친구들이랑 먹고 놀고 수다떠는 동아리였습니다.


그래도 활동일지는 써야하니까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주제가 다소 철학적이었는데,

'우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였습니다.

지금 우리 모습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하는

지금 봐도 왜 이런걸 했나 기억이 안나는데

그냥... 이런거에 관심 많을 나이었나봐요.



1.2_4.jpg



나라는 존재를 어떻게 정의하면 좋을까

평소에도 이런 질문을 많이 했어요.

'우리가 경험한 것들이 우리를 만들어낸다'

라고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우리는 경험의 총체'라는 표현을 썼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경험을 해요.

즐거운 일, 싫어하는 일, 의미있는 값진 경험,

다시 생각해도 왜 했지 싶은 다시는 안할 경험들까지

저는 그 모든 것들이 쌓인게 우리라고 생각했어요.

어린시절부터 경험한 것들이 뭉치고 뭉처

하나의 실뭉치처럼 엉켜있는 모습처럼 말이에요.



그래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람이 변하기 힘든 것도,

20살의 1년은 전체 삶의 1/20의 경험이고

30살의 1년은 전체 삶의 1/30이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1년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지니까

나이들수록 변하기 힘든게 아닐까 싶었답니다.





경험도 다 똑같은 경험은 아니죠.

나라는 사람을 경험이라는 실타래로 엮어감에 있어

다른 것보다도 중요한 경험이 있을거에요.

그게 전 인간관계 경험인 것 같아요.



관계 속에서 겪는 경험이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쳐요.

누군가 친하게 지내며 대화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또 누군가를 챙겨주고 돌봐주고 한 사람이 인생 전부인 것처럼 살고

누군가와는 함께 있는 일분일초도 숨막히게 싫어서

싸우고 갈등하고 상처받아서 고통스러워하기도 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나빠서 자리를 피하려고 애쓰기도 하죠.



그 모든게 긍정적인 경험은 아니지만 중요한 경험이고,

나라는 사람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의 자아라고 하는 것이 형성되는 시기도

유치원에서 처음 나와 비슷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만들어지고,

그 자아가 성숙해지는 것도 어른이 되어 회에 나가

온갖 인간 군상을 만나며 완성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1.2_6.jpg



그래서 저는, 제 주변 사람들이 소중합니다.

그들도 '나'라는 자아를 구성하는 존재들이죠.

당신이 있기에 제가 존재하고

저 역시 누군가의 존재 중 일부분이 되겠죠



반대로 이야기한다면, 안좋은 사람을 피하고 싶은 것도

그들이 곧 저의 존재 중 일부가 될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때론 공격적으로, 또는 냉소적으로 상대하며

나라는 존재를 망가뜨리지 않도록 잘 방어해야겠죠



그 관계라는게, 꼭 타인일 필요도 없습니다.

나와 나의 관계도 나를 엮어낸 실타래가 되죠.

나라는 존재는 '나'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하니

가장 중요한 관계의 경험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나를 사랑하고 존중해야한다고

나에게 내가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의 악수를 건내야 하는 것도

이런 의미인 것 같습니다.



1.2_5.jpg




나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일부분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이렇답니다.

존재함은 관계 속에서 정의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살아가며 맺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 나와 나의 관계

그리고 나와 세상의 관계까지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누군가 그것을 보고 설레기 때문이고

아이들이 사랑스러운 것은 귀여워해주는 어른이 있기 때문이고

내가 존재하는 것은 당신이 있기 때문이고

당신의 존재 중 일부분도 내가 있을 것이니까요



그 중요성을 생각하며 더 좋은 관계를 맺고

저 스스로도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부지런이 노력해야겠습니다.

저의 모습은 곧

제가 소중히 여기는 존재들의

일부분이 될테니까요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