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될 이야기

졸업과 미래에 대하여

by 우주

청명한 날씨, 많은 사람들

북적거림과 어색한 분주한 풍경

설레임과 축복, 조금의 섭섭함

꽃과 선물, 인형, 초콜릿과 따뜻한 것들



누군가를 기다리는 눈빛과

마주쳤을 때 마주하는 손과

건내주는 선물과 축하의 언어

그들을 맞이해주는 푸른 가운의 사람들



익숙했던 캠퍼스가 낯선 이들로 채워지고

서로의 모습을 찍어주고 감정을 나누고

그 오랜 시간의 노력과 다가올 미래를

축복해주는 자리



빛나는 졸업식을 맞이했습니다.

몇일 지나지 않았지만

그 자리의 어수선함과 분주함

축복해준 소중한 이들의

마음과 작은 표현들이



한편의 아련함과

떠나감의 섭섭함과

다가올 선택의 두려움과

가꾸어갈 미래의 설렘이

하나의 장소, 수많은 사진 속에

고이 담겨있는 것 같네요.



이젠 학생이 아닌, 한명의 어른으로

살아갈 날들을 시작하는 졸업식이

한편으론 설레지만

한편으론 두렵워서

그래서 그 짧은 순간이

오랜 시간 남을 것만 같습니다.







시가 될 이야기


2,373일

20대 초반과 중반을 함께하며

삶의 답과 나아갈 미래를 찾기 위해

수 없이 혼란해하고 고민하고

선택하고 후회하고

다시 일어서며 노력하고



그 오랜 시간을 달려오며

끝내 함께한 사람들만 남았습니다.

오래 함께했던 인연들

잠깐 스쳐갔던 사람들

추억할 좋은 기억을 함께한 존재들

응어리진 마음을 풀지 못한 이야기들



짧은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기도 하고

작은 추억을 오랜 기간 나누기도 하고

어쩌다보니 만남을 이어가며 인연을 쌓고

또 어쩌다보니 멀어져 추억으로 남은 이들



그 모든 시간이 저에겐 소중했고

돌아보니 그 인연들과의 기억만 남아

20대의 절반을 추억하고

되돌아볼 수 있게 만들어줬습니다





그 순간들을 되돌아보면

많은 사건과 장소, 이야기가 있지만

결국엔 추억이라는 이름의

하나의 짧은 시가 되어

젊은 시절 순간으로 남게 될 이야기



추억이라는 이름의 소중한 시를

함께 써내려간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마주할 이야기


이젠 학생이라는 보호에서 벗어나

사회인으로, 구성원으로서

마주하게 될 수없는 순간들이

조금은, 많이 두렵기도 합니다



앞으로 우리가 선택할 수 많은 순간

선택과 후회를 반복하며

끝없이 혼란스러워하며

안정되지 못한 환경

알 수 없는 미래에서



좋은 선택을 하지 못했다는 점

더 많은 노력을 못했다는 점

치명적이었던 실수의 순간

입에서 떠나간 후회할 언어들

그것들이 퍽이나 마음아프다는 점



지금까지 살아오며

과거를 돌아보면

그런 점들이 너무나 많았고

졸업을 맞이할 지금

마주해야 할 순간의 점들이

아직도 너무나 많습니다





우리는 그저,

순간의 선택의 점이 찾아왔을 때

최선의 선택을 하며

잘 선택했길 바라며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 점들이

빛나는 별처럼 아름다울수도

수명을 다한 죽어버린 별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것들이 별자리라 부를 만큼

아름답고 빼어날수도 있고

이리저리 흩어져있어

무엇을 향하는지 알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삶이라는 하늘 위에

나름대로 별이라 부를 점들을

하나하나 새겨내며

나만의 풍경을 만들어내고



그 모습과 상관없이

별을 세고 또 세다보면

하나의 또다른 시가 되어

우리의 이야기가 될지 모르겠네요



우리가 졸업의 순간까지 써내려온

추억이라는 시처럼

앞으로 마주할 순간들의 점이

별이 되어 만들어갈 또다른 시도

아름다웠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살아갈 이야기



우리의 삶을 기억할 수 있는

추억들이 담긴 시들을

하나의 시집으로 담는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요



오랜 시간이 지나

삶의 마지막에 이르렀을 때

푸른 언덕, 낡은 의자 위에

그 시집을 손에 쥐고 있다면

우리는 어떤 마음일까요



그 시집이 담은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진

그 누구도 알 수 없지만

나름대로 나다운 것들이



적당히 정갈하게

조금은 혼란스럽게

가끔은 이해안되도록

담겨있더라도



그게 나의 것이니까

또 만들어온 우리의 것이니까

함께한 소중한 존재들의 것이니까

소중하게 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함께 만들어갈

추억이란 이름의 시가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빛나길 바라겠습니다.






정말로,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