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한 다발의 여유
국화 한 다발의 여유
이게 뭐라고, 잠시 망설였다.
순간의 기쁨이 지나고 나면 결국 처치 곤란한 쓰레기가 된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그런데도 뭐가 그리 아까웠을까?
커피 한 잔은 아무 때나 마음 가는 대로 사 마시면서,
예쁜 꽃 한 다발은 왜 사치라 여겼을까.
로컬 시장 한쪽,
햇살에 반짝이는 국화 한 다발이 내 시선을 붙잡았다.
노랑과 자주가 어우러진 꽃송이를 집어 들자,
행복이 스르르 번졌다.
투명한 유리병 속,
물빛 위로 향기가 피어오르고
식탁은 한결 풍성해졌다.
머문 공간엔 고요가 내려앉고,
국화 향이 마음의 틈새를 가만히 채워간다.
마음의 여유는 누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다.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불황의 시절이라 해도,
하루 속 작은 행복 하나쯤은
내가 나에게 선물해도 괜찮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