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 머문 행복

길과 나와 자연

by 별이 빛나는 밤에

시린 겨울은 못내 떠나기가 아쉬운 모양이다.
좁쌀눈처럼 살포시 내려앉은 얇은 눈 풍경 사이로
파릇한 봄이 그 자리를 파고들며
계절이 서로 스쳐 가는 교차점이 된다.

완연한 봄이라 여겨 가벼운 옷차림으로
상쾌하게 밖으로 나섰다.

하지만 매서운 바람이 살갗을 스치고
콧끝에 스며든다.
춥다.
몸의 감각이 순간 또렷해진다.

어느새 2킬로 지점.
서늘한 냉기도 슬그머니 내 편에 선다.

싸늘하지만 세상은 촉촉하다.
가느다란 나뭇가지 끝에 매달린
영롱한 물방울의 위태로운 자태도 좋다.

길 위에 고인 물웅덩이와
물기에 젖은 테라스를 밟는 발걸음은 조심스럽다.

잔잔한 물 위에서는
소란스럽지 않게 재롱을 떠는 오리들과
날갯짓하는 물새들의 움직임이
저절로 미소를 부른다.

하루의 첫 시작,
자연과 나 사이에 떠오르는 사색의 힘은
오늘을 어떻게 살아갈지
조용히 그려보게 하는 귀한 독백이다.

길 위의 풍경들과 눈을 맞추다 보면
어느새 목표치 10킬로에 닿아 있다.

상쾌한 자극 속에서 느끼는 충족감은
내 하루의 삶을 다시 온전한 주인으로 세운다.

사실 움직이기 싫다.
그래도 러닝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

내 안의 도파민이 주는 충만함.
이게 바로 러닝의 밀당이다.

#러닝 #아침러닝 #자연사색 #일상기록 #도파민 #러닝의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