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을 둔 임장보다 주말엔 더 산책 같은 임장이 여유롭다. 그런 곳이 바로 부산 금정구 선동 상현마을이다. 부산 사람들도 선동을 모르는 분들이 종종 계시다. 회동저수지, 회동수원지, 오륜대 등으로 알고 있는 부산이 숨겨둔 갈맷길, 바로 그것 선동을 주말 아침 가볍게 산책했다.
주말 아침의 부산 선동 상현마을 풍경
여기 산책하기 좋지, 와 부산에 이런 곳도 있었어? 정도의 두 가지 반응이 있을 듯하다. 가본 분들은 다시 가고 한 번도 가지 않은 분들은 한 번쯤 가보기 괜찮은 곳. 편의점 하나 없는 그곳에 어느샌가 카페가 들었고 찐빵집이 들어섰다.
현재 이곳엔 3개의 카페가 있다. 최근 오픈한 거대한 규모의 선유도원과 단팥빵 찐 맛집 콩방, 그리고 뷰 맛집 썸원스 커피. 선유도원은 베이커리에 음료, 뷰가 어우러진 신상 카페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콩방은 이곳에 터줏대감으로 아침 문을 열자마자 오픈런이 이어지는 맛집이기도 하다. 이른 솔드아웃으로 몇 번이나 허탕을 쳤던 곳이다.
상현마을의 두 핫플, 콩방과 선유도원
상현마을 초입의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시작으로 아래로 내려가 데크에서 저수지를 감상하며 걷는 길은 실로 정취가 자연스럽다. 와 시골인 줄 알았던 이 동네가 이렇게 변하고 있었어?라고 놀라실 분들 좀 있을 게다. 부산 외곽의 후미진 동네 정도로만 알던 곳이 하나둘씩 정비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 몇 구역, 몇 구역 재개발 구역만 탐색하던 역동적인 손가락질이 무색해진다.
특히 이곳은 예전부터 먹거리로 유명한 곳이었다. 88 횟집을 비롯해 신천집, 상현집, 부산집, 선미꿩집, 포도밭집, 유림정 등 한우에서 닭백숙, 오리구이, 꿩샤브샤브 등 다양한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상현마을 초입길에 위치한 신천집의 점심 특선(인당 12,000원)은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점심 만찬이기도 하다. (2019년에 9,000원 했는데 그 사이 물가가 많이 오르긴 했다.) 선미꿩집의 꿩샤브샤브 또한 별미다.
신청집의 점심 특선 한정식
선미꿩집의 꿩샤브샤브
지하철 1호선 구서역에서 1시간 간격으로 30분에 출발하는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려 산책을 시작하면 된다. 가볍게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오륜대 방면으로 갈맷길 코스를 잡거나 스포원 방면으로 갈맷길 코스를 잡아 주말 건강을 꽉 잡아보자.
신선이 머물며 노니는 마을, 그래서 선동이라 이름 붙여진 이곳은 하정(荷亭)⋅상현(上賢)⋅하현(下賢)⋅신현(新賢)⋅신천(伸川) 등 5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되었는데 이중 하현마을은 1942년 회동수원지의 건설로 없어져 4개의 마을만 남아있다고 한다.
몇 해 전 선유도원 아래 농지의 지분 경매가 있었다. 경매 대행사에 연락했고 반드시 1회 유찰이 날 테니 그때 연락을 준다고 해서 기다렸다. 이후 검색을 해보니 낙찰되어버려 대행사에 연락했더니 이런 땅이 설마 바로 낙찰이 될 줄은 끔에도 몰랐다고 했다.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섰던 기억이 선명하다.
부산에서 가장 가까이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하지만 언젠가 새로운 도심의 대안처로 떠오를 수 있는 이곳, 주말에 한번 산책을 나서보자. 철마로 이어지는 길도, 스포원으로 이어지는 길도, 오륜대로 이어지는 길도 모두 인생의 갈래길처럼 펼쳐진 열린 마을, 상현마을로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