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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Dec 13. 2022

술이 술술 넘어가는 캐주얼 이자까야의 정석

해운대 신상 이자까야 이카

코스로 제공되는 오마카세로 저녁 음주를 즐기는 분들도 많지만 간단한 안주 몇 개의 캐주얼한 자리를 원하는 분들도 꽤 있다. 그런 캐주얼한 이자까야가 사실 부산 해운대에 그리 많지는 않다. 혼자 혹은 여럿이 즐길 수 있는 다찌도 있으면서 단독 룸으로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는 선택이 가능한 신상 이자까야가 등장했다. 이름하여 이카.


1층에 들어서는 순간 와! 하고 놀라는 대형 수조. 물고기들이 뛰노는 수조를 바라보는 사각 테이블의 다찌는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관상어도 아닌 것이 곧 있어 내 입속으로 들어갈 맛있는 횟감인 거 같아 미안하고 고마운 아이들이다. 술이 절로 들어갈 것만 같다.

2층의 프라이빗한 룸에서 만난 지인들, 신상인만큼 시그니처 메뉴들로 함께하기로 했다. 메뉴판의 첫 번째 자리하고 있는 활오징어 사시미. 살아 펄떡이는 오징어를 그대로 먹고 남은 머리와 다리는 튀김으로 제공되는 나름 2코스 요리다. 여전히 살아있는 오징어에 레몬즙을 뿌려주면 괴로운 듯 춤춘다. 그리고 한 점씩 소금에 찍어 먹는 맛이 새롭다.

그리고 이어진 스페셜 메뉴인 랍스터 그라탕. 쫀득한 랍스터 살의 식감 그대로 그라탕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젓가락이 분주해진다. 특히 랍스터가 그대로 등장해 비주얼만으로도 놀라움을 선사한다. 채소와 함께 곁들여져 더욱 신선함이 가득한 랍스터 그라탕, 스페셜 메뉴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세 번째 요리는 식사류로 분류된 갈치속젖파스타. 오 마이 갓. 많은 파스타를 접했지만 갈치속젖파스타라니. 눈을 비비고 다시 봤다. 파스타 위에 놓인 생산 한 점이 바로 갈치 맞다! 비리지 않고 살짝 매콤한 맛으로 갈치속젖의 구수함을 그대로 담아낸, 실로 놀라운 파스타다. 이거 여기 이카의 제대로 된 시그니처가 되지 않을까.


4개의 작은 전복이 예쁘게 플레이팅 된 전복밥 또한 놀라운 맛이다. 조금 작은 뚝배기라 좀 아쉬웠지만 4명이 나눠 먹기에 감칠맛을 더했다. 살짝 모자란 듯 더 먹고 싶은 그런 맛이다. 그래서 라스트 오더로 주문한 와규 나베. 또 한 번 와!라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와규의 와를 감탄사로 바꿔놓는 맛이다. 국물도 와규도 버섯도 부추도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루는 한 그릇의 나베. 감탄의 연속이다.


간단한 스끼다시로 나오는 연근칩은 은근 손이 자주 간다. 직접 만든다는 이 연근칩은 살짝 짭짤하면서도 담백해 세 번을 리필했다. 방울토마토 피클 역시 예사로운 맛이 아니다. 스끼다시 하나도 요리의 철학을 담아낸 정성이 돋보인다.


그날은 술술 술을 마시지 않았다. 음식의 맛을 느끼고 싶고 대화로 깊이는 더하는 밤이라 드래프트 맥주와 유자 사와를 즐겼다. 신선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기린 생맥주와 유자즙이 팡! 하고 터지는 듯한 유자 사와는 요리에 맛을 더하는 소중한 친구들이었다. 마무리는 커피,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원두의 향이 가득, 입안을 맴돌았다.


(구) 해운대 그랜드호텔 뒤쪽에 자리한 신상 이자까야 이카는 지난달 25일에 오픈했다. 이미 미식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 예약을 해야만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가성비, 가심비가 우선인 분들에겐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일 수 있다. 2~3만 원 대 요리들, 사시미는 6만 원대. 주류 가격 또한 꼭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고급 일식집 기준에선 가능한, 오히려 가심비 있는 가격대이다.


해운대에 캐주얼한 약속 장소가 필요한 순간, 한 번쯤 가볼 만한 신상 이자까야, 이카. 맛도 분위기도 무르익는 소중한 순간이 함께할 이카다.


@ 카카오맵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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