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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Dec 08. 2022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해물 칼국수

부산 광안리 나사리식당

울산 가는 길, 울산 서생에 칼국수 잘하기로 소문난 나사리식당 이야기는 여기저기 들어오던 터였다. 꼭 한번 가봐야지 했지만 먼 곳에 있는지라 좀체 가지 않게 되던 곳이다. 아이가 방과 후 수업을 간 토요일 광안리로 향했다.


광안리는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맛집 과다지역이다. 바다가 있어 좋은데 맛집 또한 가득해서 아, 이래서 부산에 사는구나 하는 마음이 절로 드는 행복이 과다해서 좋은 그런 곳이다. 수많은 메뉴와 맛집 중에서 나의 최애 음식인 칼국수와 전을 그것도 바다를 보며 먹을 수 있는 나사리식당 광안점, 너로 정했다.


이것저것 뭘 먹을까 고민이 될 때는 베스트 메뉴만 모아 만든 세트메뉴가 최고다. 취향 껏 먹을 수 있는 4가지 세트메뉴 중에서 해물왕칼국수와 해물부추전, 꼬막충무김밥으로 구성된 세트 메뉴로 골랐다. 3가지 모두 다해서 33,000원! 육회비빔칼국수를 먹지 못해 좀 아쉽지만 꼬막충무김밥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가리비, 홍합, 바지락이 가득 들어간 시원한 육수의 해물왕칼국수. 걸쭉하지 않고 맑으면서 시원하게 우려진 육수에 적당한 면과 해물들이 뛰어노는 맛이다. 가끔 SNS 비주얼 맛집이라는 편견으로 맛은 등한시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곳, 나사리식당은 바다 뷰에, 비주얼에, 맛까지 3박자가 딱 들어맞는 집이다.


해물부추전은 바삭하면서도 촉촉한 가운데 해물이 어우러진 맵싸한 전이다. 이 조합이라면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바다 뷰의 나란히 앉는 2인석이라 두 명이 먹기에 그만이다. 옆 테이블엔 오늘 소개팅을 하는 커플이 앉아 가위로 전을 피자처럼 잘라먹는 모습이 귀엽다. 많이 먹지 못하고 순간순간 긴장한 모습에서 아주 오래전 유물 같은 소개팅 순간이 떠올랐다.


꼬막충무김밥, 이거 요물이다. 잘 말려진 맨밥 김밥에 섞박지, 어묵, 꼬막무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환상이 조합이다. 심심한 칼국수에 간이 딱 들어맞는다. 면은 끼니가 아니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 밥 끼는 꼭 해야 하는 분들을 위한 완벽한 세트다.


이렇게 3가지 세트메뉴를 단박에 해치우고 삼익비치 쪽으로 100미터를 걷다 보면 까사  부사노가 나온다. CASA BUSANO, 부산집 카페인 이곳은 바다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뷰 맛집이다. 물론 그 좌석은 몇 개가 없지만 말이다. 이곳에선 꼭 2,500원짜리 에스프레소를 맛봐야 한다. 이탈리아를 가면 꼭 맛봐야 한다는 그 에스프레소처럼 말이다. 아니 이렇게 달달하면서도 착 감기는 커피가 어디 있단 말인가.


주말 오전과 점심 사이, 힐링 스팟으로 이어지는 광안리 해변을 거닐고 광안리 나시리 식당, 까사 부사노의 코스로 함께하자. 인생 뭐 있나, 멋있게 사는 거지.

나사리식당 광안점 @카카오맵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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