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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Dec 31. 2022

가족이 해먹던 볶음짬뽕, 숨은 시그니처가 된 집.

부산 연산동 중식당 단홍

짬뽕은 알겠는데 볶음짬뽕? 중국집에서 아주 흔한 메뉴는 아니다. 매장이 아주 화려하거나 맛이 아주 일품이거나 한 집은 아니지만 동네 맛집으로 진심 가득 담긴 한 그릇의 행복을 맛보기에 그만인 집이 있다. 연산역 1번 출구에서 150미터 남짓에 위치한 바로 연산동 중식당 단홍이다.


1층에 들어서면 홀에 4개 정도의 테이블이 있고 가파른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오르면 비교적 넓고 많은 테이블이 한눈에 들어온다. 6인 테이블의 룸은 하나 단체로 함께할 수 있는 룸도 2개. 코스 요리가 부담스럽다면 단품 요리 하나에 식사를 곁들이면 그만인 그야말로 동네 맛집이다.


단홍 메뉴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가게 앞 안내판에 적혀있던 볶음짬뽕은 아는 사람만 아는 숨은 시그니처 메뉴이다. 이 집의 가족들끼리 집에서 가끔 즐겨해 먹던 음식이란다. 먹다 보니 맛있어서 안내판에 적어본 게 의외로 인기 메뉴가 된 케이스.

매콤한 해물 팟타이 같으면서도 짬뽕의 진한 국물이 면발에 그대로 배어있는 맛이다. 소식좌인 나도 먹다 보면 어느새 그릇이 텅텅 빈다. 맵찔이인 내겐 다소 맵지만 매운 음식 좋아하는 분들에겐 최적의 컨디션 메뉴. 청경채를 비롯한 야채와 해물이 적절한 비율로 헤엄 치는 매움의 짬뽕 바다다. (사실 단홍은 진심, 짬뽕이 맛난 집이다!)


단홍의 간짜장 역시 시그니처다. 적당한 단짠과 야채 해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한 그릇의 간짜장은 한입만으로 왜 단홍인지를 알려준다. 짜장면도 괜찮지만 살아있는 짜장면을  보고 싶다면 간짜장을 권한다. 사각사각 씹히는 양파, 바다향 가득한 오징어, 이 맛에 먹는 간짜장이니깐.

주문 즉시 볶아내는 볶음밥 역시 신선함 그 자체다. 배달을 하지 않는 단홍만의 즉석 원칙이다. 주방장이 한 분이라 사람이 몰리는 점심엔 다소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는 점, 꼭 유의해야 한다. 시간이 없는 분들이라면 5분, 10분도 기다리기 힘들 테니.

탕수육은 산동식과 광동식이 있다. 산동식은 달짝 지근한 소스, 광동식은 매운 소스! 어른들이라면 광동식, 아이들과 함께한다면 무조건 산동식 소스가 제격이다. 바삭하게 튀겨진 정직한 탕수육 한 점을 소스에 찍어 먹으면 그야말로 환상이다.

최근 가격이 다소 올라 좀 아쉽지만 유산슬이 이 정도 양에 이런 퀄리티면 아주 땡큐다. 아낌없이 쏟아 넣은 재료에 잘 볶아져 나온 한 접시 가득한 행복. 젓가락이 바빠지는 타임이다. 유린기 또한 바삭하면서도 매콤하게 닭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린 찰떡궁합이다.

술을 곁들인 회식도 좋지만 가족과 함께 동네 마실을 하며 한 끼 먹기 괜찮은 우리 동네 맛집, 단홍. 헤비 한 중식을 맛있는 식사로 바꾸는 단홍의 매력에 빠져보자. 이것저것 많이 시키기보다 맛있게 적당한 주문을 도와주는 사장님 따님의 안내가 더욱 고마운 집, 이런 집은 오래도록 맛을 이어갔으면 하는 집이다.

@ 카카오맵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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