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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Jan 28. 2023

도심 속 가든에서 모던하게 돼지고기 콜?

부산시내 한복판 부산시청 뒤 마치 가든에 온 듯 운치 있는 돼지고깃집이 있다. 요풍각이라는 한정식으로 미각을 사로잡았던 바로 그곳. 한정식 집들이 하나둘씩 쇠락해 갔고 요풍각마저 그 소용돌이에 휩쓸려 사라지는가 싶더니 돈풍각이라는 이름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생각보다 맛있고 여전히 그 운치 그대로에 전 홀이 룸이라는 매력 그대로 돌아왔다고 해 살짝 궁금하던 터였다. 요풍각이 돼지고기를 한다면 대체 어떤 맛일까? 어떤 플레이팅일까? 어떤 후식을 제공할까? 마침 모임이 있던 저녁, 한파로 부산도 꽁꽁 얼어버렸던 그날, 돈풍각으로 향했다.


한 겨울, 그래도 푸른빛을 드문드문 드러내주는 식물이 바위에 듬성듬성 자리하고 있었다. 밖에선 숯불 작업이 한창이고 예전 모습 그대로 한정식에서 돼지고기로 종목만 바꿨나 싶어 들어섰더니 화이트톤으로 새롭게 단장한 돈풍각을 만날 수 있었다.

정갈한 기본 세팅, 이어 나온 밑찬들. 고민할 필요도 없이 돈모둠(53,000원)을 주문했다. 항정살, 가브리살, 삼겹살, 목살이 500g 살짝 모자란 구성으로 나왔다. 기본 삼겹살에 항정, 가브리인데 이 정도 가격이면 훌륭했다. 숯불에 밑찬, 그리고 독립된 방에서 분위기 있게 함께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고기를 구워준다는 점 또한 좋았다. 물론 나머지 남은 고기는 알아서 구워 먹었지만 삼겹살과 목살이 입체 착 감기는 맛이다. 목살은 속이 좀 더 익어야 하니 골고루 더 굽고 삼겹살은 기름이 빠질까 봐 바로 먹었다. 뒤이어 항정살과 가브리살의 쫄깃함이 입맛을 사로잡았다. 꼬들꼬들 고소한 고기들이 쉴 새 없이 입 속으로 들어왔다. 껍데기 또한 일품이었다.


식사로 주문한 냉쫄면. 이 추운 날 냉이라니? 하지만 고기와 함께 곁들여 먹기엔 냉만큼 또 좋은 없다. 냉면은 흔한데 냉쫄면이라니? 하는 마음으로 주문했다. 야채와 쫄면이 새콤달콤 어우러지며 그릇 안에서 맛의 축제를 연다. 맵찔이인 나에겐 다소 매워 땀도 났지만 매운 거 좋아하는 분들에겐 이만한 게 없을 듯. 된장찌개와 밥을 주문한 분의 찌게 국물을 맛봤더니 엄지 척, 그 자체였다.

노포의 방 안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돼지갈비에 소주도 좋지만 모던한 가든에서 마치 레스토랑처럼 정갈한 룸에서 맛있는 돼지고기를 구워 먹는 맛도 색다르다. 이 모든 조합을 완성하게 한 곳이 바로 부산시청 뒤 돈풍각이다. 한참을 먹다 잠시 밖을 나가보니 룸들이 꽉 찼다. 그 사이 입소문이 났나 보다.


돼지고기 마니아들이라면 한번쯤은 꼭 가보면 좋을 집, 돈풍각. 가족 모임에도 직장 회식에도 제격이다.

돈풍각 위치 @카카오맵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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