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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Feb 11. 2023

제주 흑돼지만 알았지 산청 흑돼지라고?

쫀득쫀득한 부산 하단역 돼지고기 맛집 '산엔청'

흑돼지하면 제주, 제주 하면 흑돼지다. 지인의 초대로 함께하게 된 자리, 산청 흑돼지를 먹을 수 있는 곳이란다. 지리산 아래, 경남 산청. 왠지 지명만으로도 산뜻하고 청아한 곳, 산청, 그곳에서 먹고 자란 돼지고기라니, 게다가 흑돼지라니 왠지 설레었다. 생각보다 먼 하단에 위치해 있어 아쉽지만 퇴근 후 쏜살같이 달려갔다.


언뜻 보기엔 흔히 먹는 고기와 뭐가 달라 싶지만 잘 구워 한입 넣으면 왜 다른가를 금세 알게 된다. 잡내 없으면서 쫀득쫀득 고소한 맛, 차원이 다른 돼지고기다. 접시에 어떤 데코도 없는 오직 고기만 덜렁 놓여있지만 그야말로 기본에 충실한 맛집임을 증명하는 순간이다.


'산청은 구제역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은 청정 지역으로 질병에 대한 면역성이 우수하며 근육을 구성하는 근섬유 굵기가 섬세해 씹을수록 고소한 식감을 자랑합니다'

산엔청 흑돼지는 경상남도 최초 무항생제 축산물인증받은 작은아버지 농장에서 직접 공수한 품종만 공급합니다.


식당 내 부착된 안내판에 새겨진 글이다. 작은아버지 농장에서만 공수된 흑돼지라고 하니 더 신뢰가 간다고 할까? 제주흑돼지에 비해 가성비 있는 가격에 또 한 번 놀랬다. 모든 부위를 믹스한 흑돼지 한 마리 600g이 52,000원. 특수부위를 포함한 120g의 1인분도 크게 부담이 없는 가격이다. 이건 정말 먹어봐야 안다. 밑찬에 함께 나오는 돼지껍데기 맛 또한 일품. 심지어 껍데기는 무한리필.


요즘 넘쳐나는 기깔난 브랜드 맛집이 아닌 그야말로 로컬, 그 동네 사람들만 아는, 동네 사람들이 아끼는 맛집인 산엔청은 혼자 알기 아까운 집이었다. 고기를 모두 다 구워주지는 않지만 천천히 대화를 하며 한잔 기울이며 구워 먹는 맛도 새로웠다. 사람이 좋으니 고기도 맛나고 술도 맛있고 대화도 술술 이어졌다.


모 홍삼 브랜드의 대표님도 함께한 자리라 홍삼 스틱을 소주에 넣어 홍삼주로 먹으니 술맛이 더했다. 부산이라 대선소주. 점점 늘어났던 초록색 병이 생생했던 밤. 문득 맛집이라면 거리가 무슨 대수겠냐 싶었다. 부산이라면 언제든 OK. 뒤이어 이어진 술자리로 다음날 속은 쓰렸지만 꼭 한번 다시 가고 싶은 산엔청이다.

하단역 산엔청 위치 @카카오맵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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