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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Feb 25. 2023

한우 안심보다 부드러운 이베리코 특수부위 부산맛집

부산 서면 우장군

부산 서면의 맛집은 롯데호텔 맞은편, 롯데호텔 후문, 서면1번가, 태화쥬디스, 배대포골목, 학원가골목, 그리고 대망의 삼정타워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은 서면 상권을 능가하는 전포동(전포카페거리, 전리단길, 전포사잇길)이 더 핫하지만 말이다.


서면을 자주 가지만 우장군은 물랐다. 이미 맛집러 사이에선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이란 건 방문 후에 알았다. 맛도 맛이지만 주인장의 친절이 맛을 능가한다는 평이 대세였다. 고깃집 친절이 거기서 거기지 무슨 대단하기까지? 하며 들른 우장군, 좀 달라도 많이 달랐다.


메뉴는 한우, 돼지고기, 이베리코, 보쌈, 소막창으로 크게 카테고리를 이룬다. 여기서 가장 놀라운 건 한우암소의 가격. 꽃등심, 안심, 갈빗살이 각각 100g에 2만 원이다. 그 비싸다는 안창살도 100g에 22,000원. 500g의 암소모듬이 90,00원이니 한상 가득 행복할 터.


돼지고기 한돈도 그간 다녀온 분들의 흔적을 찾아보니 이 집의 시그니처에 가깝다. 삼겹살, 목살, 항정살이 각 100g에 9,000원, 양념갈비는 200g에 9,000원이다. 5000g의 한돈모듬은 40,000원, 생각보다 부담이 적다. 모듬이 세팅된 사진을 보니 플레이팅 역시 예사롭지 않다.


이날 주문하게 된 우장군의 정통 이베리코. 플레이팅 사진을 찍지 못해 아쉽지만 불판에 놓인 상황만 봐도 이게 대체 무슨 부위야? 할 만큼 신박하다 목살, 항정살, 늑간살로 기억하는 특수부위 모듬세트. 특수부위 스페셜엔 갈매기살, 황제살, 악어살도 포함이라니 다음엔 꼭 특수부위 스페셜로 주문해야겠다.


특수부위 스페셜은 각 100g에 9,000원, 500g의 특수부위 모듬은 40,000원이다. 특히 길쭉한 늑간살이 살살 녹을 거라는 주인장의 말을 믿고 한입 넣었더니 이건 한우 안심만큼이나 살살 녹는다. 부드럽고 고소하기 이를 데가 없다. 스페인산 이베리코베요타 100% 흑돼지의 특수부위만 취급하는 이 우장군의 비밀병기는 역시 바로 이 이베리코였다.


눈 깜짝할 새에 다 먹어버린 이베리코. 한판 더 하기는 애매해서 통돼지김치찌개정식을 주문했다. 주인장이 특별히 별도로 만든 황탯국도 곁들여 내왔다. 사진 찍을 새도 없이 다 먹어버렸다. 남다른 손맛은 바로 이런 찌개하나에서 더 돋보이는 법.


돌아와 메뉴들을 다시 살펴보니 이 집은 밥으로도 더 유명한 집. 우장군 2인상, 통돼지볶음정식, 한방보쌈정식, 삼겹살쌈밥정식, 고등어구이정식이 모두 각 2인분 기준 20,000이다. 8가지 찬이 곁들여지는데 요즘 물가에 가능한 일인지.


더 눈에 띄는 건 바로 혼밥정식이다. 어딜 가나 혼자 먹는 밥은 눈치 보이는 법. 하지만 이 우장군에선 눈치 볼 필요 없이 메뉴에 혼밥정식이 떡하니 있다. 통돼지김치찌개정식, 소고기된장찌개정식, 해물된장찌개정식이 8,000원. 8가지 찬과 곁들여지는 1인분 보쌈정식, 통돼지볶음정식은 12,000. 와! 혼밥러들이 환영할 훌륭한 맛집이다.


평소 고기를 구워주는 집이지만 단체손님으로 중간중간으로 우리의 손이 필요했지만 고기 구워주면서 이 정도의 가격이라면 착한 맛집 맞는 거다. 10시에 시작해 밤 12시까지 영업하며 친절로 맞이하는 우장군. 큰 기대가 없었던 터라 달랑 사진 몇 장이 다 인 게 아쉬운 꼭 다시 가야 할 맛집이다.


아차차! 우장군에서 가장 놀라운 특별한 서비스 하나를 깜빡했다. 당일 도축한 암소의 생간과 천엽을 한접시 가득 내어준 것. 천엽은 잡내를 없애기 위해 밀가루에 4시간을 담아두었단다. 무슨 서비스에 이렇게 진심인지, 우장군이 아니라 여장군이더라.

서면 우장군 위치 @ 카카오맵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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