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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Feb 26. 2023

부산 3대 통닭, 진주통닭의 오늘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맛


부평동 깡통시장 거인통닭, 동래 희망통닭, 거제시장 진주통닭(부평동 깡통시장 오복통닭, 부평통닭, 장전동 뉴숯불치킨 등을 포함하기도 한다.), 그들은 잘 살아있을까? 코로나의 터널을 지나 여전히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을까? 하는 마음에 아주 오랜만에 들른 진주통닭.

여전히 거제시장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진주통닭은 맞은편에 2호점이 생길 정도로 여전히 성업 중이었다. 그래도 원조는 1호점. 여전히 가게 앞 기름통에선 펄펄 기름이 끓고 튀김옷 이쁘게 발라진 닭 조각들이 투하되고 있었다.

2만 원을 넘는 요즘 후라이드 치킨 값. 진주통닭도 예전에 비해 많이 오른 건 사실이지만 大 19,000원, 小 17,000원만 보면 전혀 감흥이 오지 않는다. 하지만 완성된 치킨이 상에 놓이면 그때서야 와~ 역시라는 함성이 터진다. 후라이드의 느끼함이 싫은 분들이라면 후반+땡초가 특히 인기인 진주통닭.

시작은 역시 닭똥집! 사이즈 스케일이 다른 진주통닭의 닭똥집 튀김은 밑찬으로도 조금 나오지만 만 원짜리 하나를 두 테이블에 나눠 담아 달랬더니 2개를 주문한 듯하다. 마치 애피타이저를 즐기듯 닭똥집을 맛있게 먹고 2차로 왔던 우린 후반+양념 小자를 주문했다. 반반은 진리, 국룰이니까.

후라이드와 양념이 담긴 한 접시, 이게 大라면 2마리라 착각하겠다 싶었다. 바삭한 튀김옷에 촉촉한 속살이 어우러지며 소맥의 맛이 더해졌다. 치킨하나면 안주 끝. 그 자리 그대로, 그 오랜 정겨움을 간직한 채 여전히 우리의 서정적 술자리를 재현해주고 있는 진주통닭이 고마웠다.


하필 그날 손님이 꽉 찬 날이라 촘촘한 계단을 따라 올라가 머리가 부딪힐 수도 있는 천정이 낮은 2층에 자리했다. 맞은편 분들도 회식인지 모임인지 진주통닭의 추억 가득 연신 술잔을 부딪혔다. 벽지를 비교적 최근에 바꾼 건지 노포의 느낌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낙서를 즐기는 분들의 흔적이 가득했다.

브랜드 치킨이 난무하는 요즘, 옛 방식 그대로, 옛 자리 그대로, 오리지낼리티를 이어가며 아이덴티티를 완성한 이런 동네 노포 치킨집은 더 오래도록 우리 곁에 함께했으면 한다. MZ들에게도 오래된 가치의 소중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한 법. 이토록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과 비법에 대한 연구만 해도 충분히 회사의 업무와도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함께했던 팀원들이 이 글을 보면 꼰대정신 운운할까 봐 황급히 마무리한다.

부산 진주통닭 위치 (언제구 거제시장 안에 위치해 있다.) @ 카카오맵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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