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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Apr 11. 2023

부산을 가장 아름답게 만날 수 있는 곳

기장 아난티코브에서 맞는 바다 앞 아침


7년 전이던가. 친구와 아난티코브 회원권을 살까? 하다가 친구는 가졌고 난 가지지 않았다. 해가 지날수록 프리미엄은 높아졌고 연 주말 10박, 평일 20박을 사용할 수 있는 숙박의 기회를 가끔 부탁해 사용했다. 숙박비가 없는 건 아니지만 회원만 이용할 수 있는 이곳은 요즘 호텔비를 생각하면 오히려 싸게 느껴진다.


50평의 레지던스 기준 따뜻한 온천수 가득한 워터하우스에 노천 풀을 2명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것만 해도 10만 원 꼴. 평일 오션뷰 1박이 22만 원이니 이미 절반은 이득이다. 태국에서 3년 만에 잠시 부산에 온 처남 가족과 함께 떠난 부산사람의 부산여행. 기장 아난티코브로 떠난 봄날의 풍경이다.


두 가족이라 레지던스 커넥팅으로 예약, 50평 레지던스의 현관이 열린 구조로 이뤄진 타입이다. 100평의 펜트하우스보다 2개의 독립된 레지던스의 조합이 더욱 프라이빗하다. 거실과 룸 일체형과 독립형 두 가지 타입의 레지던스는 욕실의 구조 또한 조금은 다르다.

도착하자마자 커튼을 걷고 창을 열어 뻥 뚫린 바다를 방으로 끌어들인다. 잠시 쉬었다 바로 아이들과 해변 산책을 나선다. 바위에 부서지는 물결 곁에서 게를 잡는다. 부산에 살면서도 쉽게 잡아볼 기회가 없는 게. 예전보다 훨씬 줄어든 개체수에 잠시 섬찟, 그렇게 잡아 올린 친구들을 다시 바닷속으로 보내준다.

숙소로 돌아와 워터하우스로 향한다. 수영복을 입고 가운을 걸친 채 아난티힐튼 앞의 아난티타운으로 가면 그곳에 워터하우스가 있다. 동물들의 미디어아트를 즐길 수 있는 탕을 비롯해 다양한 물놀이를 하다 노천 풀로 향했다. 아직은 좀 추운 터라 망설였지만 안 갔다면 큰일 날 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의 바다를 코앞에서 볼 수 있는 코너 풀이 그대로 재현된 곳이다. 갈 때마다 감탄하는 이 노천 풀의 따뜻한 물속에서 감사의 망중한을 즐긴다.

저녁은 간단히 준비한 인스턴트로 한 끼 때웠다. 컵에 물만 부으면 되는 누룽지를 비롯한 빵과 간단한 도시락을 즐기며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눴다. 간단한 맥주 한잔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이른 숙면에 접어들었다.

바다 건너 환히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아침을 맞았다. 조식은 굳이 생략. 양이 적은 우리 가족은 조식 뷔페의 한 두 접시 아침이 늘 아깝다. 어제 남은 음식으로 속을 달래고 욕조에 물을 받아 아이들의 물놀이를 즐긴다. 그것도 바다를 바라보며.

회원인 친구가 머무는 동안 꼭 이곳에 들러 회원 확인을 해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친구는 늘 기꺼이 허락한다. 체크아웃을 마치고 아난티타운의 서점인 이터널저니에 들러 아이들이 읽을 책들을 고른다. 아난티타운의 시그니처는 어쩌면 바로 이 이터널저니다. 책이 아닌 문화가 머무르는 휴식의 공간이기에.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한 끼는 제대로 먹자는 마음에 아난티코브에서 지척인 기장 끝집으로 향했다. 기장 연화리의 전복죽 그대로인 이곳 기장 끝집 2호점은 간단한 해산물을 비롯한 전복죽을 제대로 만날 수 있다. 특히 셀프로 부쳐먹는 매생이 전은 진심 별미다.

가끔 그때 친구가 회원권을 살 때 같이 살걸하는 후회가 있지만 자주도 아닌 가끔 가고 싶은 곳이기에 후회를 접는다. 1년에 한두 번, 친구 찬스로 부산을 가장 아름답게 만날 수 있는 이곳, 아난티코브로의 여행. 부산사람도 가끔은 부산여행으로 힐링을 만끽한다.

생태 체험을 하며 해변을 산책하며 오롯이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삶을 돌아보는 여유를 만날 수 있는 시간, 아난티코브가 선사하는 힐링 라이프다. 꼭 오션뷰가 아니어도 좋다. 마운틴뷰는 피톤치드가 솔솔 피어나는 자연의 멋을 그대로 간직한 뷰다. 내년 또다시 가족과 함께 찾을 이곳, 아난티코브. 언젠가 회원으로 직접 예약할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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