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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Oct 07. 2023

부산에서 만나는 정갈한 함양의 맛

홍어삼합 제대로 하는 부산시청 함양가

포털에서 함양가를 치면 바로 나오지 않는다. 맛있는 집이라는데 위치라도 알자 싶어 찾았더니 다행히 유일하게 몇 개 떠 있는 블로그들의 글. 이렇게 홍보에 적극적이지 않아서야... 했지만 한번 가봤더니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집이었다. 프라이빗한 룸으로 구성된 공간과 룸 사이 마치 세련된 주막에 온 듯 둘러앉아 먹을 수 있는 홀까지 한정식과 한식주점을 넘나드는 부산시청 함양가다.

태어난 곳은 함양이지만 돌 지나 바로 부산에 왔기에 고향에 대한 기억은 아예 없지만 함양이라는 말만 들어도 정겹고 반갑다. 그러던 중에 함양가라니 마치 고향에 온 듯 푸근하고 정갈했다. 이미 기자들 사이에서 점심엔 예약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다는 이야길 들었지만 다행히 저녁엔 한산해 오히려 좋았다. 점심엔 어탕국수를 한단다. 한 그릇 15,000원에 그 맛이 일품이란다. 11월에서 3월까지 한정 계절메뉴로 과메기와 굴보쌈, 굴전이 있다. 점심 한정으로 집밥정식 9,000원, 한우육회비빔밥 12,000원 등 라이트 하게 먹을 수 있어 더없이 좋다.


점심 한정식을 맛보지 못해 아쉬운데 A코스는 인당 15,000원(기본 정식상 + 생선구이 또 하는 조림, 불고기), B코스는 인당 20,000원(기본 정식상 + 수육, 문어), C코스는 인당 30,000원(기본 정식상 + 수육, 문어, 육회, 육전)이란다. 요즘 물가 생각하면 3단계의 선택지는 너무나 고맙다. 조만간 점심에 예약하고 꼭 와야지 하는 마음이다. 식사 메뉴를 한참 확인한 후 오늘 저녁의 스페셜 안주를 주문하기로 했다.

함양가의 저녁 안주 키워드는 수육, 홍어, 뭉터기, 육회, 일품전, 대구뽈튀김이다. 수육 + 홍어 + 문어 大자로 65,000의 첫 번째 안주를 주문했다. 홍어향이 확! 온다. 홍어를 좋아하지 않지만 한점 먹어보니 코뻥까지는 아니지만 삭은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홍어 좋아하는 분들이 젓가락질이 분주해졌다. 마침 중국에서 온 분이 가져온 술 한잔에 곁들이니 더없이 좋다. 수육도 부드러운 문어숙회도 아주 끝내준다.

두 번째 안주는 30,000원의 모둠전. 모둠전 치고는 살짝 비싸지만 구성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정성 들여 만든 새우부추전, 애호박전, 육전, 배추전, 동태전에 양파 겉절이가 요물이다. 전에 겉절이를 올려 먹으니 신박하기 이를 데 없다. 안동에서 먹었던 배추전과 비슷한 맛의 배추전 또한 그야말로 함양가의 손맛을 그대로 전해준다.

세 번째 안주는 바로 대구뽈튀김이다. 아니 그 수많은 튀김 중에 대구뽈이라니. 쫀득한 대구살에 튀김옷을 입혀 바짝 튀겨내니 후라이드 치킨 성애자마저 숭배하게 만드는 맛이다. 大자 35,000원이라 다소 비싼 듯했으나 이 정도 퀄리티라면 OK. 그야말로 술이 술술 들어간다. 여기 안주 제대로다! 다들 감탄을 연발하고 있을 무렵, 갑자기 안주인의 서비스가 내어져 나왔다.

이것이 무엇인고 하니! 홍어 중에서도 하이 클래스인 간에 코라나. 도무지 먹어볼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홍어 성애자들은 앞다투어 한 점씩 맛을 보았다. 아! 여기 홍어 잘하는 집 맞다며 다들 또 감탄을 이어갔다. 이 하이 클래스 홍어를 라면에 넣어 먹으면 그렇게 기가 막히게 맛있다며 라면 타령을 그렇게들 하면서 말이다.


부산시청 뒤편 시청소소길 끝자락에 위치한 함양가의 주소는 부산시 연제구 시청로 32번 길 30 2층이다. 1층이 주차장이지만 함양가의 주차장이 아니므로 각별히 주의를 요망한다. 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인근 유료 주차장을 이용할 것.


맛있는 점심으로도, 더 맛있는 저녁 술자리로도 좋은 정갈한 고향의 맛, 함양가. 연산동, 부산시청에 올 일이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드셔보시길 추천드린다. 그야말로 맛에 반해서 정신없이 찍었던 사진과 함께 황급히 올리는 글이다.


[100퍼센트 리얼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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