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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카피 May 06. 2022

나의 목을 잘라주세요

#1.

무수한 아우성을 자른다

아름드리 마음을 쳐낸다

우거진 축복을 잘라낸다


여름의 끝엔

그의 기분에 따라

늦가을 목련의 향이

조절된다


더 오래도록

정성을 다할수록

힘 잃은 멧새마냥

비틀거리는 그들의 시위,

영원한 전쟁


매년 한그루의 제국에서

각기 다른 밀도로

피워 올리는

마약 같은 향기,

올해만은 제발

살고 싶어요


겨울 깊은 날,

시간에 쫓기 듯

아름다움의

허물이 벗어질 무렵

송이송이 목이 탄다

세상을 마주한 죄로

몇 겁의 고통이 후려치고


맞는다

가슴 아린 마감의 순간을

지른다

이제 저의 목을 잘라주세요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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