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편지
멀리 있지만 항상 곁을 지키는 그대에게,
안도현 시인을 한 번쯤은 만나고 싶었어요.
먼 발치에서라도요.
기왕이면 북 콘서트장에서 만나면 더 좋겠구나하였고요.
기회는 언제나 살금살금 발소리가 들리지 않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우연한 기회에, 정말 스치고 지나가면 몰랐을 텐데.
안도현 시인의 북콘서트가 인근 도시에서 열리는 것을 바람이 가르쳐주었어요.
허둥지둥 방청신청을 하고 나서도 꿈인가 싶을 정도로 믿어지지 않아요.
글쓰기를 전혀 하지 않던 시절에도 안도현 시인의 이름을 익히 들어 알았지요.
워낙에 이름난 시인이라서요.
'연탄 시인'
<너에게 묻는다> 짧은 시에 깊은 울림이 대중적으로 닿아서 흔히들 그리 이름을 부르기도 하고요.
좋은 시를 짓는 시인이면서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연어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 분이에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어린왕자와 생텍쥐페리를 잊을 수 없어요.
그와 같은 이유로 연어이야기와 안도현 시인을 가슴 한켠에 고이 간직하고 있어요.
친구에게 선물로 받은 그의 그림동화 <관계>역시 잔잔한 울림을 받았고요.
시 뿐만 아니라 그의 동시집<냠냠>은 난생처음 동시를 짓게 만드는 알 수 없는 인연이 있었어요.
더하여 시공부를 이어가면서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시작법은 귀한 참고서로 여기고 있어요.
이래저래 혼자만의 글인연을 쌓아가고 있는 안도현 시인의 이름이에요.
언제쯤 만날 수나 있을런지 까마득히 여겻것만, 느닷없이 그 날이 다가온 것은 행운.
만나고 싶었던 안도현 시인을 내일 북콘서트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이미 기쁨이 아닐까.
정작 그에게서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지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요.
다만, 책 밖에서의 그와의 시간이 소중하므로 충실히 들어볼 참이에요.
있고 없는 마음의 귀를 모두 깨워서요.
북콘서트 강연을 찾아다니는 것은 글쓰기를 하면서 새로이 찾아낸 즐거움중 하나에요.
어쩌다 책과 완전히 다른 작가의 모습에 실망스런 때도 있었고요.
'책속의 글과 실제 작가의 모습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책만 읽었다면 닿지 못할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요.
신간을 소개하고 홍보하려는 목적으로 북콘서트를 열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글쓰는 이라면 누구라도 그럴 테고요.
더 많은 독자에게 새로운 글을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라면 쉽게 만나기도 어려웠을 테니까요.
독자는 독자대로 시인은 시인대로 다른 듯 같은 공통분모가 있으리라.
시인을 따르는 깊은 마음의 소리를 따라 달려왔을테니까 말이에요.
위의 사진속에 두 알 방울토마토는 이태만에 얻은 돌연변이에요.
하도 신통하여 사진속에 담아보았어요.
처음엔 마구 먹어치우기도 아까운 생각이 들어 사진을 찍어두고 바라만 보았어요.
그러던 중, 가장 가까이에 곁을 든든히 지켜주고 있는 남편에게 선물로 주어야겠다 싶었고요.
"이것 좀 봐요. 이런 방울토마토는 처음 봤어요."
건네준 방울토마토 한알 , 아니 두알을 남편은 꼭지를 집어들고 요리조리 돌려가면서 신기한 눈초리로 샅샅이 둘러보는 기색이었어요.
"거참! 돌연변이중의 돌연변이네요."
둘이서 같은 마음으로 실컷 눈으로 쓰다듬듯이 핥고 핥았어요.
남편이 두 알 방울토마토를 이내 한 입에 꿀꺽 삼키고 야무지게 씹어먹었답니다.
한알이면서 동시에 두알인 방울토마토를 보면서 제 모습이 이와 같은 것은 아닐까.
농사를 지으며 글과 시를 옆구리에 끼고 살아가는 하루하루.
하나인 것 같지만 둘인 마음으로, 쪼개지고 동시에 합쳐지면서 살아가고 있어요.
농사꾼이었다가 글쓰는 사람이 되었다가 하면서요.
같고도 다르지만 모두 하나의 모습으로요.
진심에 진심으로.
다음 주 토요일, 제 편지를 오늘처럼 기다려 주실 테지요.
나와 그대의 5 퍼센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