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단어사전
★ 언니
☆ 사전적 정의
1. 같은 항렬의 자매 사이에서, 나이가 적은 쪽 여자가 나이가 많은 쪽 여자를 높여 가리키거나 부르는 말
2. 남남끼리인 여자 사이에서, 나이가 적은 쪽 여자가 나이가 많은 쪽 여자를 높여 가리키거나 다정히
부르는 말
☆오퍼센트의 정의
1. 몇 살,나이차이보다 훨씬 성숙하고 마음그릇이 넓고 깊은 사람
2. 뭐든지 먼저 주고 기뻐하는 사람
3. 어느 땐 엄마보다 더 무조건으로 퍼주는 사람
☆ 오퍼센트의 이야기
11월 말에 언니랑 함께 김장을 담기로 하였습니다.
무슨 병인지 몰라도 잘 지내고 있다고만 합니다.
이젠 더이상 보채듯 언니 몸에 대해 꼬치꼬치 물어보지도 못 할 듯 합니다.
언니가 보낸 택배배송 문자가 핸드폰에 켜켜이 쌓이고 있습니다.
엊그제는 키위, 지난 번엔 액젓 등 주로 먹거리를 보내줍니다.
"언제든 부모님 필요한 것 있으면 나한테 말해줘~"
'열려라 참깨'보다 쉬운 주문.
언니에게 무엇이든 말하면 된다는 말이 쉽고도 어렵습니다.
무엇이든 말을 하라니, 그 마음이 고와서 더 말을 건네기 어렵습니다.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지내니 어떤 것이 필요할 지 몰라 그런 줄 이미 알고 있습니다.
무조건 주는 마음이 부모 마음, 언니의 마음은 착한 효녀의 마음입니다.
부모님이 아프고 연로하시니 우리 곁에 몇 년이나 함께 하실 지 아무도 모릅니다.
평생 자신에겐 돈을 쓸 줄 모르고 자식셋에게, 더하여 부모님에게 베풀기만 하는 언니입니다.
이번 김장철, 자신의 아픔을 숨기고 함께 김장을 담그러 온다니 반가우면서도 못내 가슴이 저려옵니다.
그새 낯빛은 더 나빠지지는 않았는지 그것부터 살펴볼 듯합니다.
그 몸 상태에 무슨 김장을 돕겠다고 온다는 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 새언니
☆ 사전적 정의
갓 시집온 오빠의 부인을 가리키거나 부르는 말
☆ 오퍼센트의 정의
1. 초등학생 때 처음 맞은 새언니, 오빠보다 더 편안한 큰 언니.
2. 요리에 까막눈이던 새댁 시절, 가장 믿을 만한 요리 선생님.
3.피가 섞인 오빠보다 더 믿을 수 있는 사람
☆ 오퍼센트의 이야기
초등학생 6학년 때,오빠가 결혼을 하였습니다.
새언니는 검소하고 꾸밀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거기에 건망증도 대단하여 종종 물건을 놓고 가는 경우가 흔합니다.
사범대를 나온 사람이 어찌 그리 허술한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어린 눈에도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오빠와 살아주는 새언니가 고마웠습니다.
막상 결혼을 하고 나니 요리 까막눈.
요리책을 끼고 살면서 엄마나 언니보다 새언니에게 요리를 배웠습니다.
언니가 가정 선생님였던 지라 그 영향이 큽니다.
엄마는 시골음식, 짠 음식을 주로 만들고 언니는 그 시절에도 멀리 떨어져 지냈습니다.
하여 한 지역에 살던 새언니에게 당장 급한 가정식 레시피를 그때 그때 배운 시절이 있습니다.
가장 좋았던 점은 새언니는 친절한 사람.
선생님 체질이 몸에 밴 것인지 무엇을 물어보아도 싫은 기색없이 가르쳐주길 즐겼습니다.
새댁 시절, 손 때묻은 요리책엔 아직도 새언니가 가르쳐준 레시피가 깨알처럼 적혀있습니다.
★ 오빠
☆ 사전적 정의
1.여자가 손위의 남자 형제를 가리키거나 부르는 말
2.남남끼리의 손아래 여자가 손위의 남자를 친근하게 가리키거나 부르는 말
☆ 오퍼센트의 정의
1.입만 열면 허풍, 평생 놓지 못하는 허세를 가는 날까지 가져갈 사람.
2. 제 손으로 이뤄낸 것이 없고, 아내복이 참 많은 사람.
☆ 오퍼센트의 이야기
허우대만 멀끔하고 입만 열면 허풍이 한 평생인 오빠입니다.
"내가 한 백억을…."
이 소리를 지겹도록 들었으니 언니는 오죽할까 합니다.
젊어서는 친구에 빠져서, 더하여 보증까지 서서 재산도 날려버리는 오빠이니까요.
환갑이 지나서 조금 할아버지 흉내를 내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어디 가서 아버지가 살아계신다고 하면 다들 놀라네."
오빠는 환갑에 아버지는 낼모레 아흔.
100세 시대가 남일이 아닌 듯 합니다.
젊어서는 그렇게 부모님한테 손을 벌리기 일쑤, 부모덕에 아내덕에 살아온 오빠입니다.
그 만큼 새언니에게 잘 해 줘야 할텐데, 아직도 가부장적 꼰대기질이 성성하니 안타깝습니다.
'저렇게는 살지 말자!'
어린 눈에도 안타까울 정도로 굴곡많은 인생입니다.
★ 막내
☆ 사전적 정의
1.여러 형제자매 중 맨 마지막에 태어난 사람
2.어떤 모임이나 집단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사람.
☆ 오퍼센트의 정의
1.어릴 땐 심부름꾼
2.세월이 흘러도 영원한 서열 꼴찌.
3.가장 늦게 태어나 가장 오래 부모님곁에 머무는 사람.
☆ 오퍼센트의 이야기
어릴 적, 언니 오빠들은 먼 도시에서 각자 대학을 다니고 혼자만 부모님과 살았습니다.
결혼후, 막내아이가 유치원 시절부터 부모님과 한솥밥을 먹고 있습니다.
한번도 이렇게 부모님과 살아가려니 상상한 적 없습니다.
정말 어쩌다보니 특별히 효심이 대단치도 않은데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진짜 효녀는 언니.
지금도 언니오빠는 "막내야!" 이렇게 부릅니다.
이름을 불러준 적은 거의 없습니다.
아마도 언니오빠가 있는 한 영원히 막내로 불리며 살 듯 합니다.
처음과 끝이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구나 싶습니다.
어릴 적 혼자 부모님과 살아왔듯 이제는 내 아이들과 남편을 든든히 곁에 두고 부모님과 살고 있으니까요.
늙고 아픈 모습을 끝까지 지켜봐야 하는 것도 내 몫의 역할이려니 합니다.
언니 오빠들이 제 삶에 충실하게 사는 모습을 보면 간혹 부러울 때도 있습니다.
꺼릴 것 없이 훌쩍 여행을 여러 날 가거나 제멋대로 시간을 쓰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하다못해 늦잠을 늘어지게 잘 수 있는 여유가 없습니다.
눈 뜨면 아래층 부모님이 밤새 잘 지내셨나 살펴봐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탓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