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편지
멀리 있지만 항상 곁을 지키는 그대에게,
십여년 째 혈관성 치매를 앓고 계신 아버지는 올해 여든 아홉이십니다.
내년이면 구순을 앞두고 계신 것이지요.
엄마는 아버지보다 두 살 아래, 여든 일곱이십니다.
졸혼을 권할 만큼 서로 데면데면한 사이, 두 분이십니다.
한 지붕을 이고 살지만 두 분이서 각자 생활을 하신 지 꽤 오래되었고요.
이년 전만도 두분은 함께 안방에서 한 침대를 쓰셨더랬습니다.
비록 그 때도 엄마가 모로 누워 주무셨지만요.
언젠가부터 감기에 걸린 엄마가 환자인 아버지곁에서 슬그머니 이부자리를 빼더니 아예 거실 한켠 소파침대에서 혼자 주무십니다.
"니 아부지랑 붙어있으믄 나는 속병나서 못살어."
엄마는 점심 숟가락을 놓자마자 동네회관 마실을 다녀오는 재미에 푹 빠져 사십니다.
토요일 일요일 휴일도 아랑곳하지 않고 동네 회관 마실을 즐기시는 겁니다.
어느 땐 명절 끝자락에도 은근슬쩍 가고 싶어하는 눈치일때도 많고요.
아버지는 청각 장애자이십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