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친구, 아름다운 시간의 선물

토편지

by 심풀

멀리 있지만 항상 곁을 지키는 그대에게,




열 두장, 앉은 뱅이 탁상용 달력 첫 장을 넘기었어요.

날마다 첫 날.

같은 날이 없으니 잊어버려선 안되는 일들로 날짜아래에 깨알글씨를 남기지요.


2월은 그나마도 며칠이 빈 채로 지나는 달이에요.

겨울에서 봄으로 지나는 애매한 날씨가 우리를 향해 달려오겠지요.

하루 하루 알차게 보내려 하였것만 뒤돌아보면 꽉찬 보람보다는 아쉬운 구멍에 마음의 눈이 쏠리기 마련이에요.

'조금 더 신중하게 말 할걸'

아니면 '더 깊이 오늘을 살아가자'

그런 혼잣말을 스스로에게 들려주어요.


고등학생 막내아이의 겨울 방학.

새벽밥을 하지 않아도 되는 고마운 시간이에요.

아침마다 눈 뜨는 시간은 변함없이 6시쯤, 그보다 늦거나 이른시간이라도 글 발행 시간은 일정해요.

햇수로는 2년 째. 나름대로 글쓰는 시간이 몸에 밴 덕택이에요.


처음 블로그에 글을 올리던 마음을 되돌아보아요.

아무것도 모르면서 모르는 것조차 모르던 초보 블로거.

그냥 글 한줄을 내 멋대로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 흥에 겨운 글쓰기를 하였거든요.

댓글수는 고사하고 하트공감수가 비록 한자리 수일지라도 욕심없이 맑게 지냈어요.

원래 그런가 보다 하면서요.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으니 남부끄러운 일도 아닌 것으로 여겼고요.

블로그 이웃의 숫자가 주는 의미.

흔히 수천 수만의 이웃이 있는 인플루언서들의 글은 그 자체로 영향력을 갖는 다는 것을 까맣게 몰랐거든요.

진정성있는 글을 쓰려고 애쓰기보단 수천의 이웃을 탐하게 되는 첫 번째 유혹일 수도 있고요.

좋은 글에 하트 공감이 많은 것과 별개로 말이에요.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소중한 글친구를 만나는 기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어요.

글로 소통하는 블로그 세상, 서로 공감하고 통하는 글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우연이 빚어낸 아름다운 시간의 선물이니까.

블로그 글쓰기의 미덕은 수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진심을 나눌 수 있는 글친구가 있다는 게 가장 큰 미덕일 수밖에 없겠지요.


소중한 글친구 김뚜뚜님의 『나의 글밭일기, 6개월만에 블로그에서 공모전까지』 독후 감상글을 함께 올려보아요.

공모전 첫번째 수상글인, 남편에게 쓴 편지<나의 세번째 손 당신에게>를 특히 인상깊게 읽어주셨네요.

아울러 출간을 앞두고 설렘과 두려움에 휩싸였던 지난 시간, 걱정말라며 어깨를 두드려주던 응원의 댓글을 고이 간직하고 있어요.

https://blog.naver.com/kds9322/223738970414




KakaoTalk_20250124_112628430.jpg?type=w773 새벽 풍경☆


아침 6시쯤에도 시간을 알 수 없는 어둠이 도통 물러갈 생각을 하지 않아요.

마치 깊고 깊은 밤인양 밝은 세상을 쉬이 내어놓지 않고 두툼한 어둠 이불을 푹 덮어두지요.

그 시간의 바깥 풍경을 위의 사진으로 담아 보았어요.

하늘에는 기울어진 달, 땅에는 가로등 불빛만 환하게 비추는 고요하고도 평화로운 세상이에요.

깜깜한 어둠이 채 가시기 전에 토편지를 서둘러 부쳐야겠어요.

그대에게 닿은 시간은 더딘듯 빠르겠지만 글쓰는 마음은 언제나 바로 그 시간, 정각이에요.

다음 주 토요일, 제 편지를 오늘처럼 기다려 주실 테지요.

나와 그대의 5 퍼센트 올림.


envelope-7076001_640.png 토편지는 일주일에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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