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브리지 아래를 흐르는 템즈강 주변을 걸을 때는 구름 위를 떠다니는 것처럼 발걸음이 가벼울 것만 같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찌나 탁한지 고개를 절로 내두르게 된다.
그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유람선을 보면
굳이 돈을 내고 냄새나는 템즈강 위를 떠다니고 싶은지 의아하기까지 하다.
참 이상하다.
그래도 사람들은 한껏 고양된 표정으로
템즈 강 위의 자신을 남기려고 한다.
눈을 감고 바람을 느껴보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그들에게 강의 오염도는 중요하지 않다.
어디라도 배를 띄울 수 있는 곳이라면
그 위를 떠다니며 프랑스의 정취에
흠뻑 취하고 싶을 뿐이다.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
문득 이 시 구절이 떠오른다.
시 구절처럼 나에게 힘차게 노 저어 닿고자 하는 사람이 있을까?
내 마음은 배를 띄울 만큼의 깊이를 가지고 있을까?
모르겠다.
한여름 가뭄에 메말라 쩍쩍 갈라져버린 마음에 배를 띄울 수나 있을까?
물이 땅 속 저 밑에서부터 스며 나와
갈라진 땅을 메우고 배를 띄울 만큼
물이 불어나려면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까?
메마른 강엔 배를 띄울 수 없어
누구도 헤엄칠 수 없다.
강이 얕을 때는 뛰어들지 않는다.
뛰어들 수가 없다.
헤엄칠 수 없는 깊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강바닥에 부딪혀 죽을 것을 알기 때문이다.
강이 더럽다고 뛰어들지 않을까?
그렇지도 않다.
더러운 강물 몇 모금 마신다 한들
죽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래서 필요하다면 기꺼이 더러운 강에
뛰어들기도 한다.
나는 그동안 흙탕물인 나의 내면을 고요히 가라앉혀 맑은 물인 것처럼 보이게 해 왔다.
그리고 피라미와 수초로 일군 내 터전이
그 어디와도 견줄 수 없는 아름다운 곳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얕은 내 마음은 작은 요동에도
금세 흙탕물이 되고 만다.
이제 용기 내어 밑바닥 찌꺼기를 훑어
물보라를 일으켜보고 싶다.
흙탕물이 되더라도 괜찮다.
언젠가는 누구라도 마음 놓고 헤엄칠 수 있는
깊은 강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