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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YLOR Jan 21. 2023

부러워서 졌다

내가 부러워하는 게 뭔지 면밀하게 파악하기


내가 인생에서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는데. 연매출 10억 도 아니고, 어린 나이에 성공한 대표도 아니다. 바로 자기는 자기 좋아하는 거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는 걸 만들어낸 사람. 진짜 그 감각을 따라갈 수가 없다. 그분이 기획한 분야도 다양했는데 처음에는 디자인 굿즈를 만들어 잘되더니, 앱서비스를 만들었는데 잘 됐고, 책을 썼는데 베스트셀러가 됐고, 기획하는 이벤트마다 빵빵 터졌다. 아이고 배야.


나도 기획을 좀 잘해보고 싶어서 디자인도 배우고, 이것저것 기획하고, 데이터분석 배워보곤 있는데 크게 적중하는 게 없는 것 같다. 재능이라는 게 그런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걸 했을 뿐인데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최근에 송은이가 김숙을 부러워하는 얘기가 담긴 짤이 생각났다. '나는 쟤보다 노력을 더 하는 것 같은데 쟤가 더 웃기다'는 생각에 특히 배가 아팠다고. 본인은 항상 긴장해 있는데 필시 그녀의 힘 풀고 치고 빠지는 멘트 '감각'이 부러웠을 것이다.



나도 그 감각 가져볼 수 없을까? 그래서 그녀의 기획적인 감각을 면밀히 분석해 봤다.


대체로 쉽고 재밌고 매력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명확하다. 어렵지 않게 글을 쓰고 불필요한 걸 덜어냈다. 그리고 내용이 재미있다. 대체로 공감이 가는 내용이면서 본인의 인사이트가 있다. 그리고 매력 있는 디자인이 이 쉽고 재밌는 내용들을 배가시킨다. 디자인은 대체로 귀엽고 색감이 예쁘다. 


또 트렌드를 어디선가 알고 먼저 적용해 본다. 계속해서 멋진 곳, 감각적인 부분들을 수집하고 이를 사람들에게 적용하여 보여준다. 그러면 비슷한 아류 기획들이 이후에 속속들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분야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대체로 이 삼박자와 시기가 맞을 때 사람들도 좋아하는 것 같다. 


근데 가장 흥미로운 점은 그분은 자신이 기획하는 그 분야를 좋아했고 '잘'했다. 카페를 다니는 걸 좋아하고, 사진 찍는 걸 좋아하고, 디자인을 좋아하고. 다른 것들은 연습할 수 있어도 그분이 좋아하는 분야를 내가 애써 좋아할 수는 노릇이었다. 젠장 또 졌다. 


난 또 아등바등 그를 따라 하고 또 한 발 뒤 쳐 저 부러워하겠지. 그의 감각을 좋아해도 그처럼 될 수는 없는 게 아쉬웠다. 그래도 나도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그놈의 감각을 기르기 위해 최선을 다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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