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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테스 BOUTES

일 년에 벌써 15권(1/15)

by 바다남


보통 이야기는 주인공, 그리고 교훈을 담고 있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명확히 한다.

군중을 통제하려는 목적일 수도, 또는 작가가 보는 세상을 향한 관점이 그러했을 수 있다.

그러나 파크칼 기냐르는 부테스를 통해 소심하고 반항적 이게도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닌 '어리석음'을 집중했다. 보통 이야기에서 교훈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수단에 초점을 맞추어 '부테스'를 썼다.


옮긴 이 송의경은 작가의 생애에 비추어 음악가의 길을 걷지 않은 죄책감으로 이 글을 쓰게 되었을 거라고 의도를 해석하고 있다. 말이 되는 해설이다. 그럴싸하다. 충분히 납득이 되는 명분이다.


그러나 나의 견해는 사뭇 상이하다.


파스칼 기냐르는 그저 어렸을 적부터 남들보다 음악에 더 노출되어 태어난 사람일 뿐이다. 그렇게 어린 시절을 보냈던 것뿐이다. 이러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직업을 스스로 찾은 사람이다. 가야 할 길을 선택한 사람이다. 그저 그뿐이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익숙하고, 더 잘 이해하고 있는 음악이라는 주제에 관하여 자신의 방법으로, 자신이 가장 잘하는 SKILL인 글쓰기를 통해 개인적인 생각의 에세이가 세상에 공개된 것뿐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그에게 죄책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자랑스럽게 자신의 기술로 주제를, 생각을 표출해 낸 것이다.


사람은 언제나 자신이 보는 세상의 시각에 맞추어 그럴싸한 이유, 명분, 스토리를 만들어 합리화를 한다.

그러나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보려는 노력, 즉 통계적이고 수학적인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전혀 상이한 해석이 가능해진다. 파스칼 기냐르는 음악가적 삶은 거의 살지 않고, 대부분의 생애동안 글을 썼고 출간을 했다. 그저 자신이 가진 콘텐츠 중 하나인 음악에 대하여 다룬 하나의 글에 불과하다.


자신만의 음악적 고찰을 했으며, 마침 이를 빗대어 표현할 적절한 신화 이야기를 찾았으며, 즐겁게 그 기회를 즐기며 누린 시간이자 글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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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8

2025년의 15권 책 중 첫 번째 ‘부테스’.

현재 3권의 책을 진행 중이다. 1권은 신경학 의학강의 서적이고, 다른 1권은 WINE BIBLE 영어 원서다. 몇 달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테스'는 빌린 것으로 먼저 읽었다. 책을 좋아하는 친구가 읽어보라며 권해주었다.

책 소개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나는 미사여구가 많은 글은 불호하지만 항항 술술 읽히는 책만 읽을 수는 없는 일.

오히려 잘 읽히지 않기에 나를 다독여가는 훈련이

되어주었다.


책을 빌려준 사람을 생각하며 읽었고, 그래서 제삼자의 눈에는 보이는 안타까움을 전하고 싶다. 그러나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에게 사회적 선을 지키고자 소심하게나마 기록해 놓는다.


<파르마코스 Pharmakos>

속죄양이라는 고대 그리스어. 전염병/기근/외세의 침입/내부 불안 등 재앙이 덮쳤을 때 한 사람을 재앙의 원흉으로 몰아 처형함으로써 민심을 수습하고 안정을 되찾았다고 한다. 주로 보복의 위험이 없는 무연고 부랑자, 가난한 자, 불구자들 가운데 선택되었다.


<Tusculanae Disputationes> 투스쿨룸 논총 4권 18장 - 키케로

악에서 한계를 찾는 것은 류카트 곶에서 추락하는 자가 원할 때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름없다.


坏人不知好人有多好,好人不知坏人有多坏。

못된 사람은 착한 사람이 얼마나 착한지 모르고,

착한 사람은 못된 사람이 얼마나 못된지 모른다.


내 입장에서나 할 수 있는 말과 행동이다.

사람은 다 각자의 상황, 역량, 입장을 지녔다.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다른 사람을 지키기 위한 행동과 표현은 오롯이 나까지만 유효하다.


그렇기에 침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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