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도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모든 만남이 함께 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걸
한 사람이 뒤돌면, 다른 사람은 앞을 보고
조금 뒤에 그가 돌아보면
나는 이미 반대편 길 위를 걷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서로를 향하던 두 사람이
이제는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는 장면
하지만 그것은 멀어짐이 아니라
각자의 속도로 흘러가는 두 인생의 다른 리듬이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는 여전히 나비처럼, 나답게 하늘 위를 날고 있다
가지 않은 길은 언제나 아쉽다
그래서 나는 지금이라도
그 길을 가보려 한다
천천히, 하지만 멈추지 않고
나답게.
나라서.
세상의 기대와 무게에서
이제는 나를 조금씩 풀어주려 한다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은 없다
내가 그것을 내려놓으면 족하다
나비도
날다가 날개가 아프면
내려와서 쉴게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쉴 때가 되면 쉬게 되겠지
그냥, 나비도
나비도’는 충청도 사투리 ‘내비둬(내버려 둬)’
에서 유래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