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김창완
안테나를 이리저리 돌리고 다이얼로 주파수를 맞추며 라디오를 듣던 추억이 생각납니다. 독자님들의 행복한 추억은 어떤 것이 있나요?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주었던 책상 한편의 라디오. 요즘은 라디오 기계를 찾아보기 어렵고 다양한 미디어 매체 덕분에 라디오를 들을 기회는 적지만 마음만 먹으면 간단하게 어플로 들을 수 있고, 보이는 라디오에 다시 듣기 기능까지 있더라고요. 시간을 알려주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려주고, 무엇보다 그 시절 유행하는 노래를 들을 수 있었던 라디오. 제가 라디오를 많이 들을 땐 방송 중간에 나오는 광고 순서와 멘트까지 외울 정도였습니다. 간간이 간단한 사연과 듣고 싶은 노래를 적어 보내기도 했는데 그 노래가 선곡되기라도 하면 일주일 내내 기분이 좋았던 그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아! 그리고 김창완 아저씨 아시죠? 김창완 아저씨는 가수로 처음 데뷔하여 다양한 음악 활동을 했는데 작사, 작곡은 물론이고 '산할아버지', '개구쟁이' 같은 유명한 동요도 그의 곡이라고 합니다. 저도 '김창완'하면 록밴드 산울림이 먼저 생각이 나고 가수뿐 아니라 연기자로서 영화와 드라마 출연한 모습도 익히 보아왔습니다. 조금 더 찾아보니 동시집을 출간한 시인, 게다가 화가라는 이름표까지, 대한민국 멀티 엔터테이너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인물이지만 그는 겸손하게도 자신을 그저 아저씨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번 달 소개해 드릴 에세이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덕에 라디오와 김창완 아저씨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이 책은 지금은 하차를 했지만 SBS 파워 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23년간 DJ로 맹활약한 김창완 아저씨가 매일 아침 직접 써내려 간 오프닝과 청취자에게 답한 편지를 엮어 놓았습니다.
책 표지에 있는 동그라미 그림과 글은 오랫동안 SNS와 인터넷에서 회자되었던 이야기로 회사 생활이 힘들다는 한 청취자의 고민에 김창완 아저씨가 보낸 답장입니다. 아저씨가 여백에 47개의 동그라미를 그렸는데 그중 두 개만 그럴싸한 동그라미이고 나머지는 삐뚤삐뚤합니다. 삐뚤다고 동그라미가 아니라고 해야만 할까요?
회사생활이란 것도 47일 근무 중에 이틀이 동그라면 동그란 것입니다. 너무 매일매일에 집착하지 마십시오. 그렇다고 동그라미를 네모라고 하겠습니까, 세모라고 하겠습니까? 그저 다 찌그러진 동그라미들입니다. 우리의 일상도.
책은 5개의 챕터로 나뉘어 있는데 라디오에 소개되었던 짤막한 글들이다 보니 꼭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좋습니다. 기분이 좋은 날이든 우울한 날이든 혹은 심심할 때 라디오를 켜듯 무심하게 아무 쪽을 펼쳐 한두 페이지 읽어보세요. 세상은 원래 어마어마하고 모르는 것 투성이인게 당연하니 조금 찌그러진 일상에 실망하지 말라고, 꿈도 습관이니 행복한 꿈을 꾸라며, 작은 희망을 발견하기를 바란다며 우리를 다독여 줍니다.
좀 단순하게 살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안된다는 분이 많은데, 글쎄 그 여러 가지 사정 중에 몇 개를 지우시면 됩니다.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따로 행복할 시간을 안 줍니다.
라디오에서 읽힌 글이라 생각하니 책 몇 줄만 읽어도 김창완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진짜 아저씨 목소리를 듣고 싶으시다고요? 책 중간중간 등록된 QR 코드에 접속해 보세요. 김창완 아저씨가 책을 읽어주는 음성이 재생된다는 사실! 아저씨의 목소리를 들으며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 몇 개를 과감히 지우고 아침의 희망과 일상의 의미를 되새겨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