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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영상매체가 우리 애 인지발달에 악영향을 미칠까요?

[오늘의 심리학 #023]

False Links Between Screen Time and Cognitive Development

 Why social science needs to stop marketing trivial effects as meaningful.

 Posted Feb 04, 2019 Christopher J. Ferguson Ph.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checkpoints/201902/false-links-between-screen-time-and-cognitive-development?collection=1124509


* 주요 내용

 - 각종 대중매체 및 언론에선 TV, 컴퓨터, 스마트폰 등의 영상 기기에 노출되는 것이 어린 아이들의 인지 발달을 감소시킨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그런 말의 근거가 되었던 연구 자료가 적절한가?

 - 이 연구는 부모의 자기보고식으로 작성되었다. 부모는 본인이 느끼는 바에 따라 아이들의 발달 정도와 영상 기기 노출 시간을 동시에 보고했다. 약 2400명이 조금 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본 실험은 인원수로 볼 때 인상적이지만 오류의 가능성 또한 시사한다.

 - 이 연구의 저자들 역시 아이들이 보고 있는 프로그램의 종류나 질을 보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한다. 

 - Nature Human Behavior 에서 Amy Orben와 Andrew Przybylski는 이 연구에 대해 이렇게 비판한다. 

 화면 시간이 인지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감자를 먹거나 안경의 착용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보다 적다.

 - 어떤 때 "통계적 유의함"은 우리의 우려, 실제 현실과 같지 않다. 그렇기에 부모, 정책 입안자, 그리고 언론 등은 이러한 종류의 주장을 아주 조심스럽게 다뤄야한다. 

 - 이러한 연구에 대한 무비판적인 보도를 통해, 일부 언론들은 부모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보다 도덕적 공황과 잘못된 편견을 심는데 기여하고 있다.


* Bandi Think

© daria_shevtsova, 출처 Unsplash

 최근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모든 게임은 심의 과정을 거쳐서 심의를 통과한 후 타인에게 선보여야 한다는 법을 필두로 게임 제재를 시행하였습니다. 이에 무료로 플래시 게임을 올리고 공유하는 사이트들은 불가피하게 폐쇄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론이 급격하게 나빠지고 비판이 거세지자 단기적으론 플래시 게임, 장기적으론 인디 게임까지 규제에서 풀 수 있도록 시정하겠다며 한 발짝 뒤로 물러났습니다. 국내에서 게임 산업을 축소시키고 끝내 사장시키려는 의도 하에 이런 일이 발생하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내부 사정은 생각하지 않고 행정 편의적으로만 행동하는 지극히 '공무원스러운' 업무 처리가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행정 편의적 처리가 가능했던 이유는 그만큼 '게임'과 '게임 산업 발전' 영역이 괄시당했기 때문입니다. '게임'의 입지는 여전히 이렇습니다.


 폭력적인 게임을 통해서 폭력성이 증가했다는 전설적인 언론 보도 기억하시죠? PC, 스마트폰 등 Screen을 통한 매체는 좋지 않은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뒷받침해주는 것이 각종 논문 및 연구, 전문가들의 사견인데요. 본 저널은 이러한 연구가 과연 옳은 것인가? 하며 반박을 제시합니다. 물론 이 저널 역시 특정한 연구 하나를 반박하고 있기 때문에 영상 매체가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라고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영상 매체가 좋지 않다는 기존의 관념과 후속 연구가 얼마나 정교하고 조심스레 이루어져야 하는지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 thoughtcatalog, 출처 Unsplash

 논문으로 대표되는 학술 연구를 뒷받침하는 건 '통계'입니다. 심리학 역시 사회과학인만큼 객관성을 얻기 위해서 여러 통계 기법을 이용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숫자'가 나오면 그 내용을 깊이 파고들지 않고도 진실로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연구자가 시사점은 시사점대로, 한계점은 한계점대로 밝히고 조작하지 않는 윤리성입니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죠.


 사회성 증진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고 그 프로그램에 따른 효과성 검증을 한다고 해봅시다. 1회기에 굉장히 재미 없고 따분한 프로그램을 진행 후 아무런 보상도 없이 설문지를 작성하게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회기에는 굉장히 재밌고 신나는 프로그램을 하며 간식도 넘치도록 제공합니다. 그리고 1회기에 나눠줬던 설문지와 같은 내용을 다시 받습니다. 결과는 어떨까요? 극적인 치료 효과가 통계로 측정됩니다. 심지어 프로그램을 하지 않은 채 간식의 유무만으로도 통계의 유의함이 측정될 때도 있습니다.


 우리는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싶은대로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진리가 A라고 하더라도 A를 안 믿으면 그만입니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B라고 얘기한다면 모든 증거가 A를 가리키더라도 "나는 B를 들었다니까?" 라고 하며 B를 믿을 수 있습니다.


 자, 진실은 모릅니다. 영상 매체는 아이들의 인지 발달을 저하시킬까요?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 근거는 무엇인가요? 그 근거의 근거는 무엇인가요? 우리는 어떤 것을 믿을까요? 중요한 건 그 정답을 알고, '아, 내가 정답대로 하고 있구나.' 하며 안도하는 걸까요? 무엇보다 그게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여러분이 알고 있는 진실 중 편견이 없다고 자부할 수 있나요?



https://youtu.be/VYtTUFVWx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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