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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지나면 출산율이 늘어날까?

[오늘의 심리학 #127.]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이 성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 있을까?



 Psychology today의 거의 모든 저널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관련된 이슈일만큼 전 세계가 바이러스 이슈로 물든 요즘입니다. 당연했던 일상이 사실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 지금 우리는 유례없는 대격변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격변의 시대에 과연 인간의 성과 관련되어선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과거 전쟁통에도 아이는 태어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베이비붐 현상이죠. 그럼 이번 사태도 전세계적인 베이비붐을 일으킬까요? 집에 장기간 갇혀 있던 부부들이 9개월 후 신생아 출산이라는 결과를 가지고 올까요? 포르노 산업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요?







How the Pandemic Is Changing Pornography

 COVID-19 is affecting porn production and porn searches on popular sites.

 Posted Mar 23, 2020 Justin J Lehmiller Ph.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the-myths-sex/202003/how-the-pandemic-is-changing-pornography




* Bandi Thinks


© labunsky, 출처 Unsplash


-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대유행은 포르노의 양과 종류,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
- 포르노 소비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3월에 팬데믹이 선언되고 국가 간 폐쇄가 늘며 3월 17일에만 포르노 사이트 트래픽이 11.6% 증가했다.
- 왜 그럴까? 많은 사람들이 평소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져서?
- 어쩌면 우린 질병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성을 이용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 우리는 죽음을 떠올릴 때 성욕으로 불안함을 대처한다.


 우선 포르노 산업에 어떤 변화가 있는 지 살펴볼게요. 저널에 따르면 포르노 허브의 사이트 트래픽이 물리적 거리두기 현상과 시기가 맞물리며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포르노 허브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하는 나라의 가입 및 프리미엄 서비스 문턱을 낮추는 전략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집에 혼자 있는 개인에게 사이트의 문턱을 낮춰 포르노와의 접근성을 증가시키겠다는, 그래서 물리적 거리두기 운동을 돕겠다는 의미로 보여집니다.


 궁금해집니다. 왜 이런 정신 없고 불안한 정세 속에서 오히려 성욕이 증가한 걸까요? 인간은 머리가 성으로만 가득 찬 동물들인 걸까요?


 비단 그 이유만 있는 건 아닙니다. 성욕과 쾌락은 도파민, 세로토닌과 연결됩니다. 성과 관련된 쾌락은 불안을 이겨내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거죠. 현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척 엉뚱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요.






- 하지만 흥미롭게도 사람들이 더 많은 포르노를 소비하는 게 된 게 아니다.
- 포르노 허브 사이트 검색 순위에 지난 30일 동안 900만건 이상의 코로나 바이러스 검색이 이루어졌다.
- 마스크, 수술 장갑, 방호복을 입은 컨셉의 포르노 소비가 늘었다.
- 이는 새로운 성적 자극, 모든 것을 페티시화하는 인간의 능력을 반영한다.
- 강한 감정이 성적 매력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 (흔들다리 효과 등)
- 어쩌면 이런 현상도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보며 쌓이는 공포를 에로틱화시키는 것일 수 있다.

-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포르노 업계에 미친 영향은 새로운 페티시의 수요 증가 및 제작 증가, 배우 혼자 찍는 솔로물의 증가 등이다.


 공포의 대상을 희화화 시키는 건 매우 효과적인 자기 방어 기제입니다.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그 사람이 매우 두려워 하는 존재로 변하는 벽장 속 괴물을 이겨내게 한 힘도 우스꽝스러운 희화화였습니다. 병원물, 코로나 컨셉의 포르노가 늘어나는 것도 공포와 불안이 성적인 매력으로 변한 혼종일 수 있습니다. 객관적으론 어이 없지만 페티시의 주된 기저가 이렇습니다.


 아무튼 방구석에서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을 성욕과 쾌락으로 이겨가는 이들. 그들에 의해 포르노 산업은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가치 판단은 아끼겠습니다. 포르노 산업이 인류에 미치는 영향력만큼은 찬반을 떠나 엄청난 게 사실이니까요.




 그러면 이렇게 불안한 시대에 성욕이 증가한다면 베이비붐 역시 확실하겠네요. 과연 그럴까요? 새로운 저널을 하나 보겠습니다.





Don’t Count on a COVID-19 Baby Boom

 Despite the hype, I’m skeptical.

 Posted Mar 24, 2020 David J. Ley Ph.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women-who-stray/202003/don-t-count-covid-19-baby-boom


© jonathanborba, 출처 Unsplash


- 그럼 이런 현상과 연관하여 실제 성관계의 증가, 새로운 베이비붐 현상이 일어나게 될까?
- 아마 베이비 붐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 9.11 테러에도 미국의 전국민은 분노하고 공포에 떨었으나 베이비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 Bancroft 과 Janssen이 개발한 성적반응의 이중제어모델에 따르면 우울증과 불안감이 성욕의 증가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소수'에 불과하다.
- 특히 자택 격리는 '새로운 사람'과 함께 있는 게 아니라, 기존의 배우자와 함께 있게 한다.
- 흔들다리 효과는 새로운 사람에게 나타날 뿐 기존 파트너에겐 나타나지 않는다


 본 저널은 그렇지 않을 거라 판단합니다. 그 이유는 첫 저널처럼 흔들다리 효과 때문입니다. 흔들다리 효과는 공포나 불안을 이성에 대한 호감으로 판단하고 상대방을 성적으로 매력 있게 보는 건데 그렇다면 부부 사이에도 애정이 싹터야 하지 않냐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흔들다리 효과는 새로운 사람에게 나타납니다. 공포가 불러오는 자율신경계의 반응이 사랑에 빠졌을 때의 반응과 비슷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에요. 


 그런데 나와 매일 함께 있었던 배우자는? 보면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랑의 반응보다 익숙한 애정의 반응이 나오죠. 그렇기에 만약 불안하고 공포스럽다면? 너~무 구분이 잘 되는 거에요. 공포, 불안과 사랑의 마음을.


 그래서 부부 사이에는 흔들다리 효과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서로에 대한 무궁무진한 애정으로 부부 간 성관계가 이어지는 일은 그닥 많지 않을 것 같네요. 중국에선 오히려 장기간 집에서 함께 하다보니 도리어 갈등이 많아져서 이혼 신고가 급증했다는 웃지 못 할 현상이 있었다고 하죠.


https://news.joins.com/article/23725450



- 지금 사람들이 겪는 문제는 학교를 가지 못 해 집에 있는 아이들, 그 아이의 지루함과 혼란스러움을 정서적으로 케어해 주는 것, 금전적인 어려움으로 인한 생계 불안이다.
- 많은 사람들이 잦은 성관계가 이 문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다.
- 외롭고 무섭고 불안한 시기에 성관계는 사랑, 연결감, 수용감, 미래에 대한 희망감을 준다. 부디 관계하시길.


 전염병의 확산이 가지고 온 어려움은 전쟁의 공포와 다릅니다. 전쟁은 생명의 위협과 직결됩니다. 죽기 아니면 살기죠.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느린 속도로 넓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생명과 직결되지도 않아요. 감염이 두렵고 소중한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는 전염성에 대한 두려움일 뿐 앞으로도 우리는 살아갈 것입니다. 


 생존과 경제 문제가 얽힌 장기적인 위협에서 인간은 과연 어떤 경향성을 보일까요? 아직 보지 않았으니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건, 육체적인 사랑이든 정신적인 사랑이든 유대, 교감, 애정은 인간이 공동체 사회를 유지하며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는 거죠.




  우리도 사랑합시다. 이런 시대니까 더더욱요.



- 반디심리연구소에서 심리 상담을 받고 싶다면? 하단 링크 문의를 이용해주세요. 

https://www.bandiboys.com/q-a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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