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은 지기 싫고, 섹스는 하고 싶은 캐주얼한 관계
[오늘의 심리학 #169.]
다소 민감한 주제입니다. 번역을 할까 말까 고민했지만, 어쩌면 우리 생각보다 흔하게 일어나는 일일 거라 생각해서 가지고 왔습니다. 섹스가 부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인식은 꽤 오래 전부터 생겼죠. 연인 간의 섹스를 손가락질 하는 경우도 상당수 사라졌습니다. 연인이 아닌 사이의 섹스도 빈번합니다. 어쩌면.
- Jocelyn Wentland 와 Elke Reissing(2011년)은 캐주얼한 성관계를 4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1. 원나잇 스탠드
: 낯선 사이 또는 잠깐의 만남에서의 성관계
2. 부티콜
: 필요할 때 긴급하게 섹스를 나누는 지인 / 일반적으로 하룻밤을 묵지 않으며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다. 미리 계획을 잡지 않는다.
3. 섹파
: 우정 관계가 형성되어 있으나, 주로 성적인 상호작용에 한정된다.
4. 상호 이득 친구 관계(FWB)
: 매우 친한 사이이며 성적인 관계를 포함한다.
- 섹스 후 금전 또는 현금을 주고 받는 Sugaring 을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섹스를 주고 받는 다양한 관계를 유형에 따라 구분지은 논문도 있었던 듯 합니다. 무려 2011년 논문이니 거의 10년 전이네요. 윤리적으로 생각하면 문제 삼을 수 있겠지만, 알게 모르게 주변 지인 중에도 이런 관계를 진행 중인 경우가 있습니다.
이 중 본 저널은 FWB 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베스트 프랜드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깊은 우정 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가끔 섹스도 하는 사이라고 하네요. 이들은 연인 간에 나눠야 할 갈등, 의무, 책임 등을 배제합니다. 대신 성적인 만족, 함께 있으며 즐기는 즐거움 등만 추구합니다.
이런 말이 있죠.
썸 탈때가 가장 좋아. 연애 시작하면 그 때부턴 피곤해져.
이 역시 '연인'으로써의 책임감 없이 '감정적인 설레임' 만 추구하고 싶다는 바람이 반영되어 있는 거 아닐까요?
- FWB는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하는 등의 헌신이 부족하다는 면에서 연인과 다르다.
- 이들은 즐겁고 신나는 관계만을 지속한다.
- FWB는 감정적으로 친밀하나, 유대감을 수반하지 않는다.
- 흔히 한 쪽은 관계를 연인 관계로 발전시키고 싶어한다.
- FWB 관계를 즐기는 이들은 연인으로써의 헌신, 가족 행사에 갈 의무, 섹스 후의 지속적 교류 등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을 이야기한다.
- Machia(2020)는 FWB가 미래를 불확실해하는 이들에게서 주로 나타남을 발견했다.
- 여성은 FWB가 연인 또는 친구로 돌아가길 바랄 가능성이 높은 반면, 남성은 섹스를 유지하기를 바랄 가능성이 높았다.
어떻게 사람 사는 세상이 윤리와 도덕, 모범적인 것들로만 이루어져 있겠어요.
범죄가 아니라는 가정 하에 상호 간 합의가 되어 있다면 그들이 어떤 관계를 가지든 질책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두 사람의 관계가 누군가의 일방적인 요구로 기울어 있을 때입니다.
육체적인 접촉은 관계에 있어 매우 강렬한 자극입니다. 그 사람과 더욱 친밀해지고, 함께 하고 싶은, 나아가 연인이 되고 싶은 마음이 생길 확률이 높습니다. 섹스를 포함한 관계인만큼 서로가 바라는 관계의 정도가 균형을 잃을 수 있습니다.
관계를 잃고 싶지 않기에 섹스를 허용하고 있을 수도 있죠.
생활 심리학자로써 제가 이 글에서 느끼는 시사점은 두 가지네요.
1. 자신을 사랑해주기 바라며 섹스마저 허용하는 이들의 복잡한 자존감.
2. 책임지기는 싫지만 관계에서의 이득은 얻고자 하는 편의주의적 관계가 가져다줄 개개인의 성장 문제
여러분은 이런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출처 자료
The Price of “Friends with Benefits”
When sex is the icing on the cake of friendship
Posted Jul 02, 2020 Aaron Ben-Zeév Ph.D.
https://www.psychologytoday.com/us/blog/in-the-name-love/202007/the-price-friends-benefi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