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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오늘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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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생활심리학자 형아쌤 Dec 31. 2020

우울증은 죄가 없어요. 당신을 살리려는 거에요.

[오늘의 심리학 #208.]

본 저널은 2020년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던 Top 4 저널 중 하나입니다.

우울에 대한 상당히 파격적이고, 거칠게 부드러운 시선을 드리는 글입니다. 이 메시지는 분명 현재 우울증을 겪고 있는 분, 우울증을 앓는 이를 지켜보는 주변 이들, 우울증에 대한 편견을 가진 이들, 우울증을 다루는 정신건강 담당자 모두에게 다르게 다가올 겁니다.

그래서 궁극적인 메시지 먼저 밝히고 가겠습니다.

"누구보다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지금 당장 무언가를 하라고 하는 게 아니에요.
그저, 여러분이 너무 절망스러운 단계가 아니라는 걸 알리고 싶어요.
당신 뿐만 아니라,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요."

- 고통 심지어 죽음을 초래하기에 수 세대에 걸쳐 우울증은 불필요한 질병으로 여겨졌다.
- 그러나 우울증은 우리 생물학적 방어 체계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 영국 심리학회는 20년 10월 이런 보고서를 발표했다.
- "우울증은 질병보단 하나의 경험이다."

- 신경 과학자들은 우울증이 자율신경계에 주는 역할에 초점을 맞춘다.
-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생존자이지, 병자가 아니다.

우울증을 겪는 이들은 무한한 고통과 죽음을 앞둡니다. 항상 머리 속으로 그런 게 떠오르죠.

허나 그렇다고 이게 죽음을 불러일으키는 '병'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우울은 감정입니다. 우울증은 하나의 현상이자 경험이죠.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 우울증은 동작 정지(immobilization)에서 시작된다.
- 신경과학자 Stephen Porges의 다항체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안전하다고 느낄 때 행복감과 사회적 연결을 경험한다. 그러나 이는 반대로 말하면 우리 마음이 언제든 위험 징후를 찾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 위험 시 우리는 싸우기 아니면 도망치기 반응을 하나, 오랫동안 지속되면 싸우기, 도망치기 모두를 포기한다. 방법은 동작 정지(immobilization)이다.

- 동작 정지는 고통을 덜고 현실과 단절시킨다.
- 위협이 계속되면 뇌의 활동에도 변화가 생기며 사람들의 감정과 문제 해결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고 느끼고, 절망적이고 무력감을 느끼는 것. 이것이 우울증이다.

여러분이 바다에 표류했다고 생각해보죠. 망망대해를 떠다니는 당신은 절망에 가득 차 있을 겁니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살기 위해 손으로 노를 젓다가, 화도 내봤다가 지금 이 현실을 부정하기도 할 거에요.

하지만 표류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결국 오랫동안 남아 구조에 발견되는 사람입니다. 배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아무 것도 하지 않아야겠죠. 무기력이 곧 생존 방법입니다.

- Porges에 따르면 우울증은 동작 정지 반응에서의 감정적, 인지적 증상들의 군집이다.
- 우울증은 근본적으로 좋은 이유로 발생한다.

- 우울증이 고정 반응의 감정적 표현이라면 해결책은 방어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 단순히 위협을 제거하는 것으론 충분하지 않다. 신경계를 돌리기 위한 강력한 안전 신호가 있어야 하며 그게 바로 사회적 연결이다.

- 우울을 병으로 만들수록 이들의 수치심이 깊어지고 사회적 관계를 피한다.
- 우리는 그들이 우울함에서 벗어나게 하는 길을 그들로부터 차단했다.

우울은 힘듭니다. 우울증은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하죠. 실제로 우울증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도 분명 존재합니다.

그러나 우울증이 전염병도 아니고, 죄도 아니에요.

병이라고 호도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서 벗어나야 한다고 떠밀지도 않았으면 합니다.

그저, '그렇구나... 그런 상태이구나.' 하는 눈으로 보며 그대로 바라봐주기 바랍니다.

이들을 막다른 길로 몰지 않았으면 해요. 살기 위해 멈춘 거에요. 주변에 여전히 따뜻하게 남아있다면 분명 녹을 수 있어요. 오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