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자고 하는 말에 죽자고 달려드는 심리
[오늘의 심리학 #226.]
불편한 게 많은 사회입니다.
그간의 당연함에 깃든 부조리를 찾아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으나, 부작용 또한 큽니다.
요즘 좀처럼 재밌는 게 없다는 사실도 부작용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우린 어떤 상황에서 웃게 될까요? 유머의 조건이 무엇이죠?
프로이트는 모든 유머에는 성적 본능 혹은 공격성이 깃들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죠. 당연스럽게 생각하던 상식을 깨뜨리는 엉뚱함, 그 부조화에서 유머가 파생되기도 하고 공감대 형성으로 웃기기도 합니다. 비판을 풍자에 담아 블랙 코미디를 하기도 하죠.
이 중 가장 쉬운 게 누군가를 깎아내리며 웃음을 유발하는 방식입니다.
최근 재미있는 유머가 사라진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요즘은 누군가를 깎아내리거나 놀리면 '불편해 하는 사람'이 많아졌거든요. 심지어 한 사람, 당한 사람 모두 괜찮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보기에 불편했다'며 비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 저널은 이 '깎아내리는 유머'에 대한 온도차가 왜 이렇게 다른 지를 설명합니다.
같이 보실까요?
- Macedonia’s 대학의 Leonidas Hatzithomas(2021) 은 '깎아내리는 유머' 현상을 연구했다.
- 21세~37세 총 814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 각각의 성격적 특성마다 다른 현상을 보였다.
- katagelasticism 이 높은 사람(상대방을 깎아내리거나 비하하며 웃음을 자아내는 사람)은 타인의 비웃음을 피하고 자존심을 되찾기 위한 방략으로써 유머를 이용한다.
- 그들의 목적은 자신이 우월함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 다른 사람들(또래들)로부터 비웃음을 당했던 어린 시절의 경험과 연관된다.
- gelotophobia 가 높은 사람(타인이 자신을 비웃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놀림 당하는 일에 민감해지고, 그 행동 자체에 관여하지 않는다.
- 피해자와 자신을 동일시하여 그 누구도 비하 표현을 쓰는 것을 막으려 한다.
- gelotophilia 가 높은 사람(자신이 놀림 당하는 것을 즐리는 사람)은 외향적이고 자발적이며 자신만만하고 어색한 상황을 풀 때 스스로를 유머의 소재로 쓴다.
-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내용을 보며, 유머로 받아들일 수 있다.
- 당신을 모르는 누군가가 '깎아내리는 유머'를 한다면 그건 당신에 대한 공격이 아니다. 자신의 나약한 자아상을 반영하는 일일 뿐이다.
- 오히려 그 유머를 즐길 수 있다면 당신은 '큰 사람'이다.
상대방을 비하함으로써 자신의 우월감을 높이려는 이가 있습니다. 겉보기엔 유머지만 그 목표는 '남을 깎아내림'에 있어요. 그들은 유머를 통해 우위를 차지하려 합니다. 당연히 유머에 뼈가 있죠.
반면 없는 뼈도 만들어 찔리는 이도 있습니다. 전자가 후자를 만들고, 후자가 또 다른 후자를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로 연결되죠. 그리고 이 고리는 '악의 없는 유머' 역시도 악의를 만들어 냅니다. 웃자고 하는 일에 죽자고 달려드는 일은 이런 심리로 생깁니다.
이 저널을 보니 향후 유머가 가야할 방향이 보이네요.
웃기고 싶은 사람은 남들을 희화화할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희화화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강인한 자아상이 선행 되어야 하고요. 그리고 이를 불편하게 여기지 않을 열쇠 역시 강인한 자아상이네요.
저는 솔직히 '생각 없이 웃기는' 유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시대의 흐름과 정서 상 맞지 않음이 안타깝고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출처 자료
The Best Way to Handle Someone Who Puts You Down
New research suggests the driving forces behind people who like to mock others.
Posted Apr 03, 2021 | Reviewed by Gary Drevitch | Susan Krauss Whitbourne Ph.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