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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 민간자격증 취득. 취업 가능할까?

[반디Class 매운맛 #005 내용]

 오늘은 양산형 심리상담민간자격증을 따는 게 쓸모없고 돈 낭비인 이유를 씹어볼거야. 

 이걸 효과적으로 얘기할 가장 좋은 방법은 양산형 심리상담 민간자격증의 장점을 얘기하는 거야. 왜냐하면 그 장점들이 전부 뻘짓이기 때문이야.


첫째, 종류가 많아서 내가 원하는 자격증을 쉽게 딸 수 있다.
둘째, 들이는 비용과 노력이 적다. 경우에 따라서 2,3일이면 금방 딸 수 있다.
셋째, 자격증을 많이 딸수록 내 스펙과 전문성이 높아보인다.


 그럴듯하지? 괜찮아 보이지? 그런데 근본부터 생각해봐. 

 만약 심리상담사 자격증은 어떻게 딸 수 있을지 궁금해서 이 영상을 보고 있다면 가장 듣고 싶은 건 자격증을 따면 취업에 도움이 되는가? 일거야. 사실 자격증이 그런 거잖아. 스스로의 만족과 보람을 위해 자격증을 따는 사람보단 이 자격증이 있으면 어디 취업 가능하지? 이걸 생각하잖아.

 양산형 민간자격증은 그게 안 돼. 딴다고 해서 취업이 가능하지 않아. 오히려 취업에 방해가 되는 경우도 있어.


 종류가 다양해서 원하는 자격증을 쉽게 딸 수 있다고 했지? 최근에 카톡 상단에도 뜨더라 무료로 심리상담가 자격증 따기 배너. 

 근데 심리상담은 기술직이 아니라 숙련직이야. 이렇게 생각해봐. 

 네가 야구 구단주야. 괜찮은 선수를 영입을 해야 해. 실력은 몰라. 그냥 경력만 있어. 1번 후보는 중학교때부터 야구 특성화 학교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야구만 해온 경력 8년차 선수. 2번 후보는 동네 야구회에서 한 달 전에 야구 배우기 시작한 경력 한달차. 그런데 둘 다 “저 여기에서 야구 잘 한다는 소리 많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 넌 누구 뽑을래?

 굳이 배트 휘두르는 거 보지 않아도 1번을 뽑을 거야. 왜냐하면 센스도 중요하지만 쌓아놓은 경력을 무시할 수 없거든. 연습생 뽑는 거라면 모를까 이건 실전에 투입해야 하잖아.


 심리상담이라고 다를까? 당장에 네가 소비자면 당연히 어렵고 불편하게 자격증 딸 상담자한테 갈 거면서 왜 네 자격증은 쉽고 빠르게 나오길 바래? 그거 모순이지.

 민간자격증이 이렇게 차고 넘치는 이유가 뭘까? 만들기 쉽고 팔아먹기 좋아서야. 민간자격증을 등록할 때 자격증 과정, 그 전문성 이런 걸 세심하게 볼 리 없잖아. 검토하는 사람도 이 쪽으론 비전문가니까. 그냥 서류 작업 잘 해서 신청하면 새로운 자격증이 생기는 거야. 이름 그럴듯하게 최신 트렌드 맞춰서 만들고 그에 맞는 교육 과정 풀패키지 원래는 50만원 교육을 70 할인해서 15만원에 판매합니다! 이러면 공짜 돈놀이할 수 있는 거라고. 인강 하나 만들어서 엄청 팔아먹을 수 있지 않겠어?

 그럼 강의가 무료인 곳은 뭐냐고? 자격증 발급비가 5만원에서 7만원 정도일걸? 그럴듯한 도장 찍힌 상장 종이 한 장 뽑으면서 7만원 받는거야. 무료 강의와 그럴듯한 자격증 이름으로 판촉, 그 다음에 ‘여기까지 했는데 자격증까진 따야하지 않겠어?’ 하면서 종이 7만원에 판매 똭! 한강 물 팔았던 김선달하고 다를게 뭐냐고. 민간자격증 따는 건 한강물 돈 주고 사는 거랑 비슷해. 그래도 사겠다고 하면 말리지 않겠지만 적어도 나라면 안 사.


 아, 물론 이렇게 말하는 나도 내 연구소 나름의 자격증을 만들 계획은 있어. 근데 그 자격증의 용도는 내가 구상해놓은 형아쌤 색깔의 강의를 잘 배워서, 다른 사람들에게 할 수 있겠구나는 믿음이 생기는 사람들에게 주는 강의 허가증 같은 용도가 될 거야. 당연히 퍼주기 안 하지. 이렇게 돈 버는 건 난, 으... 싫어. 차라리 못 벌고 말지.


 아무튼 이런 이유로 네가 정말 말뿐인 심리상담이 아니라 전문가로써의 심리상담을 하고 싶다면 양산형 민간자격증은 취업에 도움이 안 돼. 오히려 방해가 돼. 이력서에 생전 처음 보는 협회의 자격증들만 써져 있으면 ‘아, 얘는 뭣이 중한지도 모르는 초짜구나.’ 싶어지거든. 오히려 독이 되는 거지. 내 친구는 예전에 불안해서 땄던 자격증 하나 있는데 요즘은 이력서에 절대 안 쓰더라. 혹시 그 자격증 딴 거 들킬까봐 노심초사하더라고.


 그럼 어떤 자격증을 따야 할까? 내가 앞에 꾸역꾸역 양산형 민간자격증이라고 양산형을 붙인 이유가 이거야. 따야하는 자격증도 결국 민간자격증이거든.

 상담계에선 한국상담학회 그리고 한국상담심리학회에 발행하는 자격증이 가장 신뢰도가 높아. 대신 그걸 따기 위해선 들여야 하는 노력과 돈 그리고 시간이 정말 많아. 당연하지. 아까 말했잖아. 상담은 단순 기술직이 아니라 숙련직이라고.

 이게 아니라면 적어도 자격증 발행 학회가 한국심리학회에 소속되어 있는지 확인을 해보는 게 중요해. 이 학회가 심리학자 전체를 위한 부모 학회라고 생각하면 되거든. 여기에서 공인한 분과 학회라면 그래도 나름 공신력을 말할 수 있겠지.


 내가 상담 학회에 대해 처음으로 좋은 말 한 번 할게. 국가자격증도 아니고 민간자격증 밖에 안 되는데 정부, 지자체 채용 조건에 한국상담학회랑 한국상담심리학회 자격증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이건 우리의 권리를 위해 학회 차원에서 열심히 어필하고 싸워준 결과야.

 임상쪽은 또 사정이 다르거든. 임상계에서 가장 알아주는 자격증이 정작 병원이나 센터 채용조건엔 없는 경우가 많아. 모르는 사람 입장에선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자격증을 더 좋은 자격증으로 알 거 아냐? 그러니 민간자격증이면서도 이만큼까지 올 수 있게 한 건 학회 선배님들께 정말 감사해야 하는 거지. 목소리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배님들.


 아, 근데 지금 국가자격증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치?

 심리상담과 관련된 국가자격증 당연히 있어. 그런데 상담 업계 내에선 국가자격증보다 아까 말한 모학회 자격증이 갑이거든? 이게 좀 이상하지 않아? 더 공신력 있는 자격증이 국가 자격증이 되면 해결될 일 아닌가? 모학회 자격증을 국가 자격증으로 승격시키면 되겠네. 왜 그렇게 안 하는 거지?


 이야. 내가 이걸 선 넘지 않으면서 씹을 수 있을까 조금 무섭긴 한데, 그래도 꼭 알려야 한다고 보는 부분이니 얘기할게. 국가 자격증으로의 승격은 아마도 불가능할 거야.

 다음 시간은 상담 자격증에 대한 심화 얘기로 가보자. 국가 자격증보다 더 값어치 있는 민간 자격증 체제로 갈 수 밖에 없는 이유, 거기에 더해서 양산형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의 센터 설립을 막는 방법까지 씹어볼게. 물론 정답은 아니고 내 생각이야. 가려 듣는 건 본인들이 알아서.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너희들의 레토르트에 건배. 반짝반짝은 무슨....


https://youtu.be/Sh6quT8N1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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