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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 저렴하게 받는 방법

[반디Class 매운맛 #004 내용]

 오늘은 정말 심리상담 1~3만원대에 받을 수 있는 방법 알려줄게.

 우선 저번편하고 이어지니까 저번편을 꼭 보고 왔으면 좋겠네. 그래야 더 이해가 잘 갈거거든. 내가 마지막에 심리상담을 살릴 3가지 핵심을 얘기했었어.



 이걸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게. 


 상담사가 한 시간동안 상담하는 사람의 수를 늘리면 돼. 

 이 세 가지 문제가 동시에 풀려. 내담자들이 만원씩 내도 10명이 하면 상담사한테 들어오는 돈이 10만원인 거잖아?

 그냥 수학적으로 생각해보면 내담자는 손해보는 것 같지? 10명이서 1시간을 동시에 쓰면 내가 말할 시간은 6분 밖에 없는 것 같잖아. 그런데 심리상담에서는 안 그래. 오히려 1:1로 상담 받을 때보다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어. 


 이걸 바로 집단상담이라고 하거든?

 단언컨데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필요한 건 개인상담보다 압도적으로 집단상담이야.


 집단상담하면 너희들이 떠오르는 것들 대충 이거 아닐까 싶네.

 1. 집단상담이 뭐야?
 2. 내 얘기를 어떻게 다른 사람 앞에서 이야기 해?
 3. 그래도 개인상담이 더 효과가 좋지 않겠어?


 하나씩 씹어보자.

 

 첫째, 집단상담이 뭐냐고? 

 다양한 방식이 있어. 외국 드라마에서 병원이나 감옥 보면 이런 장면 나오잖아. 둥그렇게 둘러앉아서 한 명이 “안녕. 난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샘이야. 어릴 때 부모를 잃고 15살에 마약에 손을 댔지.” 이러는 거. 이건 자조집단이라고 하는데 이건 다음에 씹어보도록 하고, 오늘 말할 건 참만남 집단이야. 

 참만남 집단을 쉽게 말하면 집단 안에서 드는 자기의 생각이나 감정을 솔직하고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거라 생각하면 돼.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중요한 건 다수의 사람들이 함께 한다는 거지.


 자, 질문! 너는 학교랑 과외 중에 하나를 없애야 한다면 뭘 없앨래? 당연히 학교를 살리지 않겠어? 모든 학생이 다 과외를 받을 필요는 없잖아.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만으로 충분히 교과 과정 잘 해나가는 애들 많아. 근데 그 중에 학교 공부만으로는 도저히 못 따라오는 애가 있다면 그런 애는 집중적으로 학원을 다니고 과외를 받으면 돼.

 상담도 마찬가지야. 개인상담은 1:1 과외 받는 거야. 조금 더 너에게 맞춤형으로 할 수는 있겠지. 그런데 교과 과정만으로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애한테 학교 그만두고 집에서 1:1 과외만 받으라고 하는 건 좀 망설여지지 않아? 학교에 다녀야 사회성도 기르고 사람 만나는 연습도 할 수 있을텐데 싶잖아.

 그래. 그게 바로 집단상담의 장점이야. 결국 우리는 사람들과 관계하면서 살아. 집단상담 속에서 사람들끼리 관계 맺는 것을 보면서 배우고 나도 그 관계 속에서 어떻게 하면 되는 지 체험할 수 있어. 이건 과외만으로 안 돼. 집단상담이라는 학교에 다녀야 살면서 중요한 관계 맺는 게 가능해지는 거란 말이야. 

 흔히 상담이라고 하면 과거 얘기 다 하면서 내가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됐는지 다 이해하고 풀려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너 그것도 착각이다? 야! 심리학이 없던 옛날에도 잘 사는 사람들은 잘 살았어. 세상에 심리적인 아픔 없는 사람 없거든.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를 잘 살 수 있는 힘이 있으냐 그게 떨어졌느냐 차이야. 집단 상담은 사람과의 관계를 학습할 수 있는 정말 좋은 장이야.

 개인상담이 이론수업, 실습수업이고 사회가 실전이라면 집단상담은 실전에 나가기 전의 예행연습을 할 수 있는 연습실 같은 거야. 오케이?


 둘째, 상담사 한 명 앞에서도 꺼내기 어려운 내 얘기를 어떻게 다른 사람 앞에서 이야기 하냐고 하는 사람 많아. 

 물론 말하는게 가장 좋지. 그런데 집단상담은 말을 안 하더라도 이득이야.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배우는 게 생기거든.

 집단상담에선 솔직한 감정을 얘기한다고 했잖아. 그럼 좋은 말이 오갈 때도 있지만, 살벌하게 싸우기도 하고 하거든? 솔직하다는 건 그런 거잖아. 난 네 말이 마음에 안 든다. 화나고 밉다. 이런 말도 할 수 있을 거 아니야? 

 특히 사람들끼리 갈등하는 거 무서워 하는 사람은 그런 공간에서 얘기 못 하고 눈치만 봐. 근데 그래도 괜찮아. 왜냐하면 집단상담은 일반 관계에선 싸우고 끝이 아니야. 쉽게 못 보는 경험을 할 수 있어.

 그게 뭐냐? 여긴 감정을 밑바닥까지 얘기한 다음에 어쨌든 마무리가 돼. 화해하고 회복하는 것까지 경험이 가능해. 

 이건 정말 놀라운 거야. 너 네 인생에서 앞뒤 걱정 없이 솔직하게 네 마음 밑바닥까지 얘기해본 적 있어? 사회적인 지위가 있고, 관계가 있고, 배웠던 예절이 있어서 못 하잖아. 그런데 집단에서는 그걸 할 수 있는 거야. 내가 못 하더라도 그걸 하는 장면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걸 배울 수 있어. 그러다보면 처음에는 없던 용기가 생겨. 

 나도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을까? 나도 말 해볼까? 확실하게 말해줄게. 용기를 내서 얘기를 한다면 그 결과는 솔직하게 밑바닥까지 얘기하고도 네 곁에 사람들이 있다는 경험을 얻게 될거야. 이건 정말 돈 주고도 못 사는 거야.


 셋째, 그래도 개인상담이 더 효과가 좋지 않겠냐고 물을 수 있어. 

 물론 집단상담만으로 안 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 조금 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야하거나, 마음이 조금 더 아프거나 이럴 때는 심리상담을 받아야지. 그런데 집단상담을 받으면서 개인상담을 받잖아? 학교 다니면서 과외 받으면 내가 취약한 과목이 뭔지를 아는 상태로 과외를 받을 수 있어. 아예 제로 상태에서 받는 게 아니고 집단상담에서 즉각 연습이 가능하기 때문에 상담 효율이 겁나 커져. 전체적인 상담 비용은 오히려 줄겠지. 회기가 줄어드니까.


 매주 8만원은 부담스럽지? 근데 한 주에 2만원으로 실전 인생 공부하는 건 그래도 할만 하지 않아? 인생에 어지간하면 없었을 경험 하는 값으로 말이야.



 이게 단순히 내 주장만은 아니야. 실제로 어느 한 상담 센터에선 이걸 시도했고 몇 년째 유지하고 있어. 물론 지금도 하고 계셔. 처음에는 공개상담이고 무료라는 조건으로 모집을 해서 몇몇 사람들이 궁금증으로 참가하는 정도였는데 이게 하다보니까 효과가 엄청나거든. 실제로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내 모습이 달라지고, 그걸 나도, 주변사람들도 느낀단 말이야. 그걸 보곤 주변 사람들이 물어보는 거야. 요즘 왜 이렇게 달라졌냐고. 좋아보인다고. 그렇게 입소문을 타고 번지면서 집단상담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그러다보니 공개 상담을 원치 않는 사람들을 위한 비공개 유료 집단이 만들어지고, 시간대마다 사람들이 꾸준히 모이면서 지금은 여러 곳의 협약 센터에서 매주 집단상담 그룹이 진행되고 있어.


 이런 집단이 동네마다 있다면 어떨까? 모든 심리상담사가 충분히 고학력만큼의 대우 받으면서 먹고 살 수 있어. 

 세 가지 해결이지. 상담가는 높은 비용을 받고, 내담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상담하는 거야. 그리고 말만 번지르르한 초짜들은 죽고 잘 배운 전문 상담가만 살아남아. 개인상담은 보는 눈이 없어서 초짜가 판치기 쉬운데 집단 상담은 여러 명이거든. 10명 앞에서 초짜가 상담 진행할 수 있겠어? 당연히 심리상담 잘 배운 사람만 살아남는 거야. 

 실제로 말빨러들이 집단상담 잠깐 배우고는 워크숍이나 이런 거 여는 거 많이 봤거든? 한 두 번 열고나서 바로 닫아. 밑천 드러나거든.

 이런 이유로 나는 집단상담이야말로 심리상담사라는 직업이 천대받지 않고, 전문성 떨어뜨리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해.


 그러면 이런 집단상담은 어디서 받을 수 있냐고 물어볼 수 있겠네. 자, 그게 내가 다음 매운맛에서 씹을 주제야. 


 집단상담이 없어. 일반인들이 받으려고 해도 집단상담이 없다고. 다음 시간엔 우리나라에 집단상담이 가지고 있는 문제랑 내가 심리상담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 지 털어볼게.


 오늘은 내용이 어려웠다. 끝까지 들어줬다면 고마워. 너희들의 레토르트에 건배. 반짝반짝은 무슨...


https://youtu.be/RZMU1Ok9d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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