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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유망하기만한 우리나라 심리상담

[반디Class 매운맛 #003 내용]

 오늘은 내가 싸게 상담 받는 기깔나는 아이디어 알려줄게. 

 내가 저번에 1~3만원대 상담은 받으면 안 된다고 했잖아? 다시 보고 오기 귀찮을테니 3줄 요약하자.


1. 상담가는 너와의 1시간 상담을 위해 5~6시간을 준비한다.
 2. 상담이 싸다면, 상담이 엉터리거나 준비 시간을 제대로 안 쓰거나 상담가가 겁나 손해보고 있는 거다.
 3. 그러니 낮은 비용 상담은 팔지도 말고 받지도 말자.

 오케이?


 이번 시간에는 상담을 1~3만원대로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거야. 

 뭔 소리야? 아까까진 그런 상담 받지 말라며? 이럴 수 있는데 일단 들어봐봐. 내가 말했잖아. 기깔난다고.




 내담자 입장에선 솔직히 상담자가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내 지난 영상을 셀프 디스하자면 이런 거야. 네가 편의점 사장인데 알바가 이렇게 말하는 거랑 비슷해. 집에서 상품 배치 방법 5시간 공부해왔으니까 5시간 시급 주세요. 응 그렇구나 장하다. 시급 여기있다. 이럴 사람이 어딨어?


 어찌 됐든 상담을 받는 너희들이 체감하는 시간은 1시간이야. 1시간에 8만원이라니 이건 부담스럽지. 이게 더 문제가 되는 게 뭐냐면 나는 심리상담을 받을 황금기가 20대 초중반이라고 생각하거든? 머리는 어느 정도 컸고, 마음 먹으면 부모님에게 독립도 가능하고, 슬슬 나는 누구인가 이런 거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기잖아. 이 때 심리상담 받으면 앞으로의 인생도 나름 탄탄하게 흘러갈 수 있어.


 이런거지. 이상적인 네 삶의 방향이 이건데 어떤 이유 때문에 약간 비뚤어진 거야. 이걸 초장에 잡으면 되돌아가기가 쉬운데 40~50대 가서 잡으려면 해야 되는 게 엄청 많아지거든. 그래서 장기적으로 볼 때 상담 받을 돈 아끼는 방법은 20대 초중반에 상담 받는 거거든?



 근데 너희 인생에 가장 돈 없을 때가 언제야? 이 때야! 

 이렇다 할 직장은 없지, 그렇다고 부모님께 손벌리긴 애매하지. 학비다 밥값이다 뭐다 나갈 곳은 겁나 많지. 거기에 연애까지 하면 어우... 바쁜 시간 쪼개서 알바한다고 해도 그거 몇 푼이나 벌어? 거의 최저시급으로 쳐주잖아. 어떻게 1시간에 8만원짜리 상담을 받겠냐고. 그것도 매주.


 이게 지금 우리나라 상담의 현실이야. 이미 상담 받기엔 멀리 와버린 40대~50대 부모님들이 자기 자식 문제 고쳐달라고 지갑 열고 있어. 청소년들은 억지로 끌려와선 시간 떼우면서 간식 먹다가 그냥 가는 거야. 얘네들에게 필요한 건 심리상담 이전에 부모님과의 관계 회복인 경우가 대부분이야. 

 경제적 여유는 있는데 이미 너무 멀리 와버린 자

 상담 받을 준비는 됐는데 경제적 여유가 없는 자

 상담 받을 마음도 없는데 어거지로 불려온 자 


 크으, 자강두천! 아니 자강다천이라고 해야하나? 어쨌든 안타깝다고. 누구 하나 맘 편히 심리상담 받을 조건이 안 돼. 하나씩 꼭 비어.



 이런 상황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판매자는 고민을 해야 돼. 어떻게 하면 될까? 내가 생각했거나 실제로 봤던 방법들은 대략적으로 이래.


 첫째, 무자격 심리상담가들을 비판하며 정통 심리상담의 중요성을 알린다.

 내가 볼 때 가장 많은 상담가들이 하고 있는 전략이야. 온건파는 심리상담을 보다 더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책이나 블로그 활동을 통해 대중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을 써. 근데 문제가 있어. 무자격 상담가들이 흥미있고 자극적으로 말하는 걸 훨씬 잘 하거든? 그래서 책을 써도 그 사람들이 잘 될 확률이 더 높단 말이야. 대중서가 원하는 건 전문성보다 공감이잖아. 

 강건파는 모학회 자격증을 민간자격증에서 국가자격증으로 올리고 나머지 자격증들은 막아야 한다. 상담 센터 개설도 하지 못 하게 해야 한다고 얘기해. 난 이건 정말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나중에 한 번 각 잡고 털어볼게.


 아무튼 이 방법은 안돼. 첫시간에 얘기했던 것처럼 유기농 음식은 msg 가득한 레토르트 음식의 대체품이 될 수 없어. 사람들은 편의점을 더 간다고.


https://brunch.co.kr/@3fbaksghkrk/400



 둘째, 정책이 바뀌는 거야.

 아까 말한 강건파의 주장도 일부 포함하는 방법이지. 여기에선 심리상담이 정신건강이니까 의료보험 적용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해. 적용 되면 좋지. 상담가는 상담가대로 합당한 금액 받고, 내담자도 내담자대로 저렴한 금액으로 할 수 있을테니까. 그런데 난 솔직히 회의적이야. 우선 이게 되려면 상담이 국가 자격증이 되어야 하거든? 검증력이 있어야 하니까. 근데 이 자체가 허무맹랑하댔잖아. 다음에 털 때 이것도 같이 털어보자.


 셋째, 지자체와 협약하거나 상담 가격을 낮춘다.

 결국 마이너스 수익의 복지 정책으로 가는 노선이지. 청소년상담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지자체 기관으로 들어가서 예산을 받고 그 예산으로 무료 상담 사업 해주는 거야. 이거 나쁘지 않아. 사회적 약자들의 복지에 정신 건강 지원이 뒤따르는 건데 당연히 필요하지. 그런데 선택지가 오직 이것만 있는 건 문제야. 월급이 아무리 낮아도 상담하면 들어갈 곳이 여기밖에 없게 되는 거잖아? 당연히 심리상담가에 대한 대우는 낮아질 수 밖에 없어. 정말 훌륭한 일 하면서도 저소득층을 벗어날 수 없는 사회복지 테크트리 안착하는 거라니까?

 그런데 프리랜서나 사설 상담센터를 할 땐 방법이 없어서 상담 가격을 낮춰야 한다니 제 살 깎아먹기지. 결국 이 세 가지 방법 다 안 돼. 



 문제 해결할 때 꿀팁인데 이렇게 옴짝달싹 못 할 때는 차포 떼고 핵심만 남기는 게 도움이 돼. 핵심이 뭐야? 이거잖아.


 1. 잘 배운 전문 상담가에게 상담을 받아야 한다.
 2. 상담가가 높은 상담 비용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3. 내담자는 1회당 드는 상담 비용에 부담이 없어야 한다.


 모순되는 말 아니냐고? 근데 그렇지 않아. 방법이 있더라고.

 알려줄게. 그 방법이 뭐냐면...


 근데 서론이 너무 길었나보다. 그 방법이 뭔지 이야기하면 영상이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 여기서 잠깐 끊을게. 의도한 건 아닌데 괜히 어그로 끈 것처럼 됐네. 미안. 진짜 분량 조절 실패야. 다음 영상 이번주 내로 빨리 올릴게. 댓글로 그 방법이 뭘지 추측하면서 기다리는 것도 좋지 않겠어? 내가 이 정도까지 힌트를 깔아놨으니까.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자. 너희들의 레토르트에 건배. 반짝반짝은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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