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를 벗어난 빛
별
별은 상처가 아니다.
너와 헤어지는 일도
내게는 아무 것도 잃지 않는 것이 된다.
빛이 꿈이 아니듯,
별이 될 수 없는 것도
멀리서 빗나가기 때문이다.
별똥별처럼...
밤하늘에 찬란한 별이 구름에 가리듯
어둠 속에서 잠시,
널 쳐다볼 수 있는 것도
아득히 함께 세상에 공존하는 까닭이다.
표면이 거칠어도 여전히 너는 빛나며,
죽는 날까지
그리 한평생을 못 보다가
구름에 빗긴 별이 순간 눈에 반짝이듯
내 가슴속에 사랑의 별이 되어
그토록,
이 어린 영혼이 상처투성이니 말이다!
[궤도를 벗어난 빛]
누군가는 이별을 상처라 부르고, 누군가는 그것을 무언가를 잃어버린 상실의 증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에게 너와의 헤어짐은 아무것도 잃지 않는 일이었다. 빛이 그 자체로 꿈이 될 수 없듯이, 헤어짐 또한 우리의 본질을 훼손할 수는 없었으니까.
우리가 끝내 하나가 되지 못하고 별이 될 수 없었던 것은, 네가 부족해서도 내가 모자라서도 아니었다. 그저 우리는 별똥별처럼 서로의 궤도에서 아주 멀리 빗나갔을 뿐이다. 찰나의 마주침 뒤에 오는 영원한 엇갈림. 그것이 우리의 운명이었다.
밤하늘의 찬란한 별이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사라진 것이 아니듯, 어둠 속에서 내가 너를 문득문득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이 거대한 우주 속에 여전히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닿을 수 없을 만큼 아득히 멀리 떨어져 있을지언정, 너는 나와 같은 하늘 아래 숨 쉬고 있었다.
“여전히 빛나고 있구나.”
비록 세월의 풍파에 네 삶의 표면이 거칠어지고 마모되었을지라도, 내 기억 속의 너는 여전히 자가발광하는 존재였다.
아마 나는 죽는 날까지 너를 다시는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다 어느 밤, 구름 사이로 잠깐 고개를 내민 별이 눈에 번뜩 뜨이는 순간처럼, 너는 예고 없이 내 가슴속에 사랑의 별로 솟아오를 것이다.
그 빛은 너무도 강렬하여, 너를 잊고 평온한 척 살아가던 나의 어린 영혼을 사정없이 할퀴어 놓는다. 역설적이게도 내 영혼이 이토록 상처투성이가 된 것은 네가 나를 아프게 해서가 아니라, 내 안에 박힌 네가 너무도 눈부시게 빛나고 있기 때문이다.
너라는 별은 내 가슴에 깊은 흉터를 남겼지만, 나는 그 상처를 통해 비로소 내가 살아있음을, 그리고 우리가 여전히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빗나간 별똥별이었던 너는, 이제 내 가슴 속에서 영원히 지지 않는 고정성(固定星)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