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연습
용서
어느 정도의 연습이 지나면
다시는 실수를 범하지 않는다.
막상 시간이 지나면
잘못도 어느 정도 용서받을 수 있다.
잘 생각해 보면,
너보다 소중한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마지막 연습]
지안은 낡은 노트를 펼쳐 ‘용서’라는 단어 위에 펜 끝을 멈췄다. 3년 전 그날의 실수는 지안의 삶을 정지시켰다. 사소한 판단 착오가 불러온 결과는 너무나 컸고, 사람들의 비난보다 더 무거운 것은 스스로를 향한 채찍질이었다.
반복되는 연습의 끝
그는 매일 같은 악몽을 꿨고, 매일 아침 자신을 자책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것은 일종의 가혹한 '연습'이었다.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어둠 속에 가두는 연습. 하지만 어느 날, 지안은 깨달았다.
"어느 정도의 연습이 지나면, 사람은 다시는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게 된다."
충분히 아파했고, 충분히 되새겼다. 이제 그의 몸은 실수를 저지르던 그때의 미숙한 지안이 아니었다. 수천 번의 자책을 통해 그는 이미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연습은 이미 끝난 것이었다.
시간이라는 묘약
오랜만에 찾은 옛 동료는 의외의 말을 건넸다.
"지안 씨, 아직도 그 일 생각해요? 우린 이미 다 잊었는데. 그때는 화도 났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다들 그럴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지안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절대 씻기지 않을 것 같던 잘못도 시간이 흐르자 모서리가 닳아 있었다. 막상 시간이 지나면 잘못도 어느 정도 용서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정작 본인만 외면하고 살았던 것이다. 세상은 이미 그를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실제로 많은 이들이 그를 용서한 상태였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
지안은 공원 벤치에 앉아 지는 노을을 바라보았다. 문득 가슴 속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왔다. 남들의 용서를 구하며 정작 자신을 가장 모질게 대했던 것은 본인이었다.
'잘 생각해 보자.'
지안은 스스로에게 속삭였다.
세상에 수많은 사람이 있고 소중한 인연들이 있지만, 결국 이 모든 풍경을 보고, 느끼고,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하는 주체는 '나' 자신이었다. 나보다 소중한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는 것. 그 당연한 진리를 깨닫는 순간, 지안을 짓누르던 무거운 돌덩이가 가벼운 먼지가 되어 흩어졌다.
지안은 비로소 노트를 덮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자신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
"이제 괜찮아. 정말 고생 많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