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41화)

작은 것들, 이제야 보이는 소중한 것들

by 씨킴



서문



나에게 억만금은 없을지언정

억만금으로도 살 수 없는 값진 친구가 있다.

꿈을 꾸거나, 아니면 꿈을 꾸다가 잃거나

자유를 찾거나, 아니면 자유를 찾다가 헤매거나

또는 외로움에서 벗어나거나, 아니면 외로움에서 벗어나려다가

오히려 그 안에 갇혀 버린

나 같은, 나와 비슷한 꿈을 꾸면서도

면밀하게 자유를 추구하는 벗이,

이 세상에 단 한 사람이라도 그런 동지가 있다면

나의 시는 - 비로소 내 생명은

그의 영혼 속에서 오랜 기다림의 방향을 맡게 되거나,

그도 아니면 향그러운 첫사랑의 품으로 그 긴 여정의 행로를 바꾸리라.















[작은 것들, 이제야 보이는

소중한 것들]


나는 부자가 아니다.

통장에 찍힌 숫자는 늘 비슷했고, 가끔은 그것이 내 삶의 전부인 양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나는 한 번도 완전히 빈곤하다고 느껴 본 적은 없다. 내게는 돈으로는 도저히 환산할 수 없는 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나와 비슷한 꿈을 꾸는 사람이다. 아니, 어쩌면 꿈을 꾸다가 몇 번이고 그것을 잃어버린 사람일지도 모른다. 자유를 말하면서도 자유의 입구에서 길을 헤매고, 외로움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다가 오히려 더 깊은 고독 속으로 가라앉는 사람. 나는 그를 보며 나 자신을 본다. 그의 실패는 내 것이고, 그의 망설임은 곧 나의 그림자다.

우리는 서로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본 적은 없다. 다만 어떤 밤, 오래된 카페의 창가에 마주 앉아 침묵을 나눈 적이 있다. 말 대신 창밖의 어둠을 바라보며, 각자의 내부에서 무언가를 견디고 있다는 사실만을 확인했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 세상에 단 한 사람이라도, 이렇게 비슷한 방향으로 숨 쉬는 존재가 있다면, 인간은 완전히 고립될 수 없다는 것을.


그는 면밀하게 자유를 추구하는 사람이다. 자유를 함부로 입에 올리지 않고, 오히려 그 단어의 무게를 견디려 애쓰는 사람. 때로는 그 진지함이 스스로를 더 옥죄기도 하지만, 나는 그의 그 고집을 믿는다. 왜냐하면 나 또한 같은 방식으로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세상에 단 한 명이라도 그런 동지가 존재한다면, 나의 문장은 더 이상 허공을 떠도는 신음이 아닐 것이다. 나의 시는, 아니 나의 생명은, 그의 영혼 어딘가에 가만히 닿아 오랜 기다림의 방향을 맡게 될 것이다. 혹은 전혀 다른 길로 흘러, 우리가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첫사랑의 온기 속으로 그 긴 여정을 틀어 버릴지도 모른다.


나는 여전히 가난하다. 그러나 그런 친구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내 삶은 이미 억만금을 넘어선 무엇이 된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문장을 쓴다. 언젠가 그가 이 글을 읽고, 우리가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채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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