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몸과 살아내는 마음 사이에서
예전에는 아프면 확! 아팠습니다.
한 번 크게 앓고 나면 증상이 질질 끌곤 했죠.
그런데 요즘은 확실히 다릅니다.
몸이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지만,
시름시름 몇 주를 끌며 저를 괴롭힙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몸도 누울자리를 보며 아픈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예전엔 제가 쓰러져도 집이 굴러갔으니
“이때다!” 싶었는지 크게 앓아누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제가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니,
몸도 그걸 아는 듯합니다.
쓰러질 만큼은 아니고,
그저 기분 나쁘게 시름시름 아픈 상태로만 남겨두는 거죠.
갈근탕, 종합 감기약, 원탕, 쌍화탕…
집에서 이런저런 약을 챙겨 먹으면 잠깐은 괜찮아집니다.
그러다 또 하루 일하고 돌아오면
오른쪽 머리가 지끈거리며 저를 반깁니다.
저는 늘 감기나 피로가 몰려올 때
두통부터 찾아오는 체질입니다.
주말 동안 몸이 조금 나아졌나 싶었는데,
월요일이 되자 다시 머리가 아프고 컨디션이 가라앉았습니다.
그렇지만 다행인 건,
아예 출근을 못할 정도는 아니라는 겁니다.
이쯤 되니 생각이 씁쓸합니다.
“이 정도 아픔이면 다행이다.”
스스로 그렇게 위안해야 한다는 사실이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렇게 시름시름 앓으면서도
하루를 버티고, 또 하루를 살아내는 건
아직 제 몸이 저를 지켜주고 있다는 증거일 겁니다.
완전히 무너지지 않고,
“조금만 쉬어가라”는 신호를 보내주고 있는 거겠지요.
오늘도 어딘가 아프고, 또 어딘가 버겁지만
그 속에서도 몸은 묵묵히 저를 붙들어줍니다.
그 사실이 작은 위로가 됩니다.
그러니 저도 제 몸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고맙다. 그래도 함께 버텨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