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다

멈춤 속에서 되찾는 평온

by 도민하

약국을 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저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무방비 상태로 당하면 여전히 모든 에너지가 한순간에 빠져나갑니다.


너무 화가 나는 무례한 사람들을 마주한 뒤,

그 화가 가시지 않아 심장이 아려왔습니다.

순간, 우황청심원을 꺼내야 하나 고민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문득, 요즘 재미 들린 게임을 켰습니다.

세 개씩 짝을 맞추는 단순한 퍼즐 게임인데,

머리를 비우고 싶을 때 참 좋거든요.


게임 화면 속 작은 블록들을 바라보며

그저 눈앞의 움직임에 집중하다 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을 짓누르던 화가 사라졌습니다.

무례한 사람들이 남긴 나쁜 잔상은

어느새 제 머릿속에서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지요.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생산적인 일도 하지 않는,

그저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 같았지만

사실은 제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아주 중요한 시간이었음을요.


우리는 늘 무언가 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 살지만

진짜 필요한 순간은 멈춤 속에서 찾아옵니다.

멈춤은 결코 공허한 시간이 아닙니다.

내 안의 균형을 되찾고, 무너진 마음을 다시 세우는

소중한 쉼표이자 회복의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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