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이유가 마음의 이유로 바뀌는 때
이번 추석 연휴는 유난히 길었습니다.
해외여행을 계획한 분들도 많았겠지요.
학교에 다니던 시절이었다면
몇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이런 황금연휴는
그 존재만으로도 ‘힐링’이었을 겁니다.
음, 아니네요. 그땐 또 시험공부 때문에 괴로웠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학교에 직접 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영업자가 된 지금은 다릅니다.
길어진 연휴가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연휴가 길다는 건,
지출은 그대로인데 수입이 줄어든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번 추석 연휴에
딱 하루, 추석 당일만 쉬었습니다.
그 외의 날은 모두 약국 문을 열었죠.
“하루라도 더 일해야지.”
그게 가장 현실적인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약국에 오신 손님들이
“연휴에도 문 열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급한 약을 어디서 사나 걱정했는데, 다행이에요.”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저는 그저 ‘영업을 위해’ 문을 연 거였는데,
그분들에게는 ‘마음이 놓이는 일상’이었나 봅니다.
그 순간,
조금 부끄러워졌습니다.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었던 것이죠.
그날 이후로는 문을 열 때마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그 마음을 조용히 얹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