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아플 때 더 예민해질까

몸이 아프면 마음도 함께 흔들립니다

by 도민하

약국을 하다 보면

가끔은 조금 날이 서 있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말투가 짧아지고

표정이 굳어 있고

작은 말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


처음에는

‘왜 저렇게까지 예민할까’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분들은 대부분

어딘가 아픈 상태였습니다.


몸이 불편하면

마음에도 여유가 잘 생기지 않습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갈 수 있는 말도

괜히 더 크게 들리고,


조금만 불편해도

그게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마 우리는

아플 때 비로소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평소에는

일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바쁘게 살아가느라

자신을 크게 의식하지 않다가,


몸이 아프면

그 모든 것이 멈춘 채

오로지 ‘나의 상태’에만

시선이 머무르게 되니까요.


그래서

조금 더 예민해지고,

조금 더 날카로워지고,

조금 더 지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약국에서 그런 분들을 마주할 때면

예전보다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그 사람이 가진 태도보다

그 사람이 지금 겪고 있는 상태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조금은 덜 서운해지고,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는

아플 때 비로소

누군가의 배려를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되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순간만큼은

누구나 조금은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그런 사람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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