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것

지친 하루를 묵묵히 살아낼 줄 아는 것

by 도민하

약국을 하다 보면
참 다양한 사람을 만납니다.

아픈 사람,
급한 사람,
그리고 가끔은
조금 지쳐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느 날 한 손님이
처방전을 내밀며 말했습니다.

“요즘 너무 피곤하네요.”

특별히 아픈 곳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몸이 축 처지고
기운이 없다고 했습니다.

가끔 그런 분들이 있습니다.
딱히 병이라고 부르기엔 애매하지만
어딘가 지쳐 있는 사람들입니다.

약을 건네드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쩌면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고요.

특별한 일이 없어도
어딘가 조금씩 닳아가는 것.

그래도
다음 날 아침이 오면
다시 일어나서

해야 할 일을 하고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고
하루를 또 살아내는 것.

약국에 오는 사람들을 보면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대단한 일을 하며 사는 게 아니라

그저
자기 하루를
묵묵히 버티며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고요.

그래서 저는
오늘도 약국에서
그런 사람들을 만납니다.

조금 지친 사람들,
그래도 다시 하루를 살아가려는 사람들.

그리고 그 모습이
어쩐지 조금
대단하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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