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시간

결과보다 마음이 무너지지 않기를 바라며

by 도민하

약국 문을 열고

컴퓨터를 켜고

매출을 확인하는 일이

요즘은 조금 무섭습니다.


열심히 일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

손님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숫자는 마음처럼 따라오지 않습니다.


장사가 잘 안될 때 힘든 건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잘 가고 있는 건지

잘못 가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입니다.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사람은 쉽게 지칩니다.


그래서 요즘은

몸도 조금 무겁고

괜히 작은 일에도

마음이 쉽게 피곤해집니다.


그래도 아침이 되면

다시 약국 문을 엽니다.


문을 열면

또 누군가는 들어오고

또 누군가는 약을 받아가고

또 하루가 지나갑니다.


가끔은

인생도 장사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 되는 날도 있고

안 되는 날도 있고

이유를 알 수 없는 날도 있고

그냥 버텨야 하는 날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제 목표는

잘 되는 것이 아니라

그만두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도 그냥

문을 열고

하루를 보내고

다시 문을 닫습니다.


그리고 내일도

아마

다시 문을 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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