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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랑 May 27. 2022

마멀레이드처럼 달콤하고 부드럽게

영화 <패딩턴> 리뷰

 세상에는 다양한 영화가 있습니다. 미학적 아름다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도 있고, 절대 다수의 사람에게 오락적 재미를 주기 위해 설계된 블록버스터 영화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오늘 다룰 영화 <패딩턴>처럼 아동과 가족을 위해 만들어진 따뜻한 영화도 존재합니다.


 다양한 영화들 중 어떤 종류의 영화가 가장 훌륭한지는 말할 수 없습니다. 제작 목적에 충실하고 그 안에서 아름답게 영화를 만든다면 그 영화의 종류와 상관없이 호평을 받는 것입니다. 영화 역사상 최고의 걸작 중 하나라 불리는 <대부> 역시 시작은 블록버스터에 가까웠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상당히 잘만든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철저히 아동과 가족을 위해 구성된 영화

 이 영화는 누가 뭐래도 아동과 함께 영화를 보러 온 가족 단위 관객들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가장 기본적이지만 의외로 많은 영화들이 지키지 못하는 점이 주요 관객층을 제대로 만족시키는 것인 것을 감안할 때 이 영화는 상당히 잘 만든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의 대척점에 서 있는 영화가 바로 드림웍스가 2012년에 만든 <가디언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당 영화는 산타, 이빨요정, 부활절 토끼와 같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캐릭터들을 일선에 내보내 홍보하였지만, 아이들이 보기에는 다소 섬칫한 외형, 아이들에게는 복잡하지만 어른들에게는 유치한 스토리로 인해 흥행과 비평에서 실패를 맛봤습니다.


 반면 영화 <패딩턴>은 제작 목적인 대상을 제대로 공략하였습니다. 어렵지 않은 내용과 오랫동안 흘러가지 않는 갈등, 명료한 악인이 존재하는 구성과 같이 아이들이 보기에 좋은 요소들과 권선징악적 요소를 포함합니다. 또한 영화를 보러 온 부모들을 위한 몇몇 패러디 요소들이 있는 등 좋은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스토리가 유치하다, 플롯이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평을 내릴 순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영화를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를 내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블록버스터 영화에 지나치게 엄격한 개연성의 잣대를 들이대거나, 예술 영화에 오락의 잣대를 강조하지 않는 것처럼 이 영화는 동화책을 보듯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고나면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지고, 말하는 곰 패딩턴을 보며 미소가 지어진다면 이 영화는 충분히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2. 직관적이면서 아기자기한 화면 구성

 영화 <패딩턴>을 보고 난 후 드는 생각은 영화가 따뜻하다는 생각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도록 도와주는 요소들 중 하나가 바로 화면의 색감입니다. 이 영화에서 화면 전반을 구성하는 색감은 몇차례 바뀌지만 그 차이가 워낙 극명해 많은 분들이 알아차리실 겁니다. 이 영화의 색감은 전반적으로 산뜻하고 따뜻한 온색 배치로 이루어져있습니다. 허나 영국에 도착해서 브라운 가족을 만나기 전까지, 그리고 오해로 인해 브라운 가족의 품을 벗어났을 때의 화면의 색감은 푸른 빛이 감도는 차가운 색감입니다. 이처럼 이 영화는 패딩턴에게 안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화면의 색감이 차갑게 변하고 모든것이 원래대로 돌아올 때 다시 따뜻하게 바뀌는 등 굉장히 직관적입니다.


 또한 이 영화에서 잘 사용된 요소가 바로 미니어처의 활용입니다. 미니어처를 근래 잘 활용한 영화가 공포영화인 <유전>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아이러니하지만 <패딩턴> 역시 미니어처를 잘 활용한 영화입니다. <유전>에서는 인간을 바라보는 절대자적 입장을 묘사하는 방식으로 미니어처를 활용했다면 <패딩턴>에서는 반대로 작은 사물을 바라볼 때 생기는 아기자기한 감정을 유발해 따뜻한 마음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영화 <패딩턴>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볼 수 있는, 그리고 보기 좋은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편한 장면 없이, 불필요한 현학없이 모두를 만족시킨 쉽지 않은 영화가 바로 이 영화입니다. 힐링을 하고 싶고 흐뭇한 미소를 짓고 싶으시다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리는 영화 <패딩턴>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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