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한 줄에 컵라면

166cm, 52kg 3

by 정수히

헬스장? 필라테스? 다 필요 없어요. 굶으면 됩니다. 그럼 몸무게가 쭉쭉 줄어들기 시작해요. 아직 살은 그대로인 것 같긴한데 일단 몸은 가벼워졌습니다.


2주 동안 점심과 저녁 양을 반으로 줄였더니 나름 3kg이나 빠졌다. 친구들이랑 약속 있는 날이나 갑자기 떡볶이가 미친듯이 끌리는 날엔 어쩔 수 없이 지고 말았지만, 다음 날은 커피만 마시면 최소한 더 찌지는 않았다. 그리고 적게 먹기를 반복하다 보니 이제는 많이 먹은 날에도 다음 날 몸무게를 재보면 별로 안 늘어난다. 원래는 최소 1kg은 쪘던 거 같은데. 아니, 근데 음식을 1kg나 먹었단 말이야?


굶는게 건강엔 나쁠지 모르지만 초반에는 좀 안 먹어야 살이 빠지는 것 같다. 그리고 운동해도 많이 먹으면 소용없다. 건강한 돼지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니까. 돼지더라도 마른 돼지가 되고 싶다. 마른 몸에 대한 강박증이 없지 않아 있다. 이왕이면 깡 마르고 싶다. 어떤 옷을 입어도 예뻐 보이게. 외모가 다가 아니라지만, 스스로가 마음에 안 드는 얼굴이나 체형이라면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도 솔직히 맞으니까.


이 마르고 싶은 욕망보다 식욕이 더 큰 날도 있다. 너무 너무 너무 떡볶이가 먹고 싶은 날에는 김밥 한 줄과 컵라면으로 타협을 봤다. 후자가 더 살찌는거 아니야? 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땡기는 떡볶이는 아주 양이 많고 아주 매운 그 떡볶이다. 집 앞 김밥천국에서 김밥 한 줄 — 김치김밥이 진짜 맛있어요! — 과 작은 컵라면 하나 사서 먹으면 그게 바로 천국이 아닐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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