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cm, 52kg 4
바깥음식이 먹고 싶을 때 차라리 그 돈으로 책을 사겠다라는 다짐이 무색하게도, 오늘도 먹어버렸다. 그것도 아주 배부르게. 만원이나 쓰면서. 정확히는 만 사천원이다. 샹궈 기본비용이 만원이고 빙홍차가 삼천원이어서. 아무리 중국음료라지만 무슨 삼천원씩이나. 요즘 책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얇은 책 한 권 살 수도 있었겠다. 이 돈이면 카페 다섯 번은 가겠다. 더부룩해서 지금 기분도 안 좋다.
심지어 내가 식당의 첫 손님이었다. 사장님도 너무 일찍 손님을 맞이 하셔서 당황한 것 같았다. 픽업하러 갔는데 번호가 1번. 세상에, 손님. 누가 아침 열 시부터 샹궈를 먹어요.
그치만 너무 먹고 싶었다. 하필 라면사리 꼬들꼬들하게 잘 끓여 주는 식당이라 꼭 샹궈를 먹고 싶지 않더라도 생각난다. 사장님, 왜 이렇게 짜증나게 조리를 잘 하시나요. 땅콩소스에 찍어 먹는 꼬들한 면발.
이렇게 식욕이 터진다는 건 내 몸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뜻인데.. 둔감한 편이라 내가 지금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힘든 상태인지 잘 인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렇게 몸이 알려준다. 샹궈를 먹으라고.. 떡볶이를 주문하라고.. 햄버거를 시키라고.. 앞으로는 그냥 귤이나 까먹으라고 알려주라. 돈도 없는데 왜 자꾸 배달시키라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