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cm, 52kg 7
그래도 나 꽤 마른 몸인데, 왜 이렇게 다이어트에 집착하게 되었을까? 이 말라야 한다는 강박. 친구들한테 하소연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죽을래? 뿐이라 징징거릴 곳도 이제 없다. 남들은 말랐다고 하지만 난 내가 뚱뚱하게 느껴진다. 앉아 있으면 다리가 퉁퉁 부은 것 같아 집중이 안되고, 걸어 다니면 옆에 마른 사람이 많이 보여서 자신감이 떨어진다. 쇼핑 할 때면 살 쪄서 옷이 괜히 안 예뻐 보이는 기분이다. 뭐 실제로 안 어울리는 걸 수도 있고요.
어렸을 때부터 엄마는 나보고 여자는 날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페 음료를 시킬 때면 내껀 휘핑 크림 빼고 시켜줬다. 매일 집을 나설 때면 바깥음식 많이 먹지 말라고, 특히 간식은 절대 먹지 말라고 당부했다. 갑자기 초등학교 때 사진을 들고 와선, 이 땐 참 말랐었는데, 중얼거리면서 지금 내가 어디에 얼만큼 살쪘는지 짚어주기도 했다. 한 번은 내가 카톡 프로필 사진에 친구들과 아이스크림 먹은 사진을 해놨는데, 새벽에 내 방을 벌컥 열고 잠든 나를 깨워서 자기 속이고 아이스크림까지 먹었냐며 소리지른 적도 있다.
엄마가 그럴 때마다 너무 짜증나고 제발 그만 좀 하라고 소리도 질렀지만, 어느 순간 엄마를 닮아 있는 나. 매일 아침 몸무게를 재며 스트레스 받고, 지나가다 거울이 보이면 다리 굵기 확인하고, 잘 굶다가도 한 번 스트레스 받으면 돼지처럼 마구 먹어 버리는 나쁜 식습관도 가지고. 살을 빼고 싶은 마음이 분명히 있다가도, 이게 어릴 때부터 엄마한테 세뇌 당해서 생긴 욕망이라 생각하니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짜증도 난다. 일단 오늘은 할 일도 하기 싫고, 드라마나 보고 싶은 마음에 마라탕에 버블티까지 먹었다.
너무 잘 먹는 나, 트라우마 핑계 대기에는 조금 부끄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