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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현석 Nov 08. 2023

아이가 말하는 것은 모두 시다

천당폭포에서

아이가 말하는 것은 모두 시다

강원행복 더하기 학교 시절, 낮이 긴 하지가 다가오면 전교생이 설악산을 등반했다. 1∼3학년들은 설악산 소공원을 출발해 비선대, 귀면암을 거쳐 양폭산장 천당폭포를 왕복하는 코스다. 4∼6학년생들은 오색에서 출발, 대청봉을 등반하고 희운각∼양폭산장∼비선대∼설악산 소공원에 이르는 코스를 등반하였다. 9시 설악산 소공원에서 출발하여 소공원으로 도착하니 오후 5시, 8시간 걸어 다녔다. 설악산 등반은 학교의 리듬 주기를 고려하여 매년 가는 행사로 아이들은 당연히 가는 것이라 여긴다.     


2학년은 여름과 식물, 곤충을 배운다. 교실에서는 사고 중심의 배움이 아닌 느낌 중심으로 여름단원을 공부를 하고 있다. 리듬 주기 학교 교육에 의거 여름에 관하여 설악산 등반을 통해 배워진 학습은 경험을 통하여 보고 들음으로써  무의식 안에 소화되고 발전시켜 배움을 더 강화시키고 있었다.    


칭얼대기도 하건만 신나게 등반했다. 점심시간 맑고 맑은 계곡물에 모두 흠뻑 젖었다. 이젠 내려가려고 준비하는데 한 아이가 오줌이 마렵단다. 안보는 곳에 가서 오줌 누이는데 선생님 하며,     


오줌이 마려운데

물소리 들으면

오줌이

더 마려워요.    


한다. 살아있는 입말체이다. 이건 시다. 나도 양치질하고 물로 헹글 때 꼭 오줌이 마려워지던데, 맞는 말이다.     

하루를 쉬고 어제 다녀온 설악산 이야기를 한다. 밤에 잘 잤으면 그다음 날 많은 것들을 이야기한다. 느낌이 많으면 밤에 잠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다는 말은 사실인 것 같다. 설악산에 관하여  아이들이 느낀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였는데 각자마다 아주 독특한 색채와 느낌들로 나타냈다. 칠판에 아이가 말한 입말체를 기억하여 시를 적고 함께 낭송하며 공감하였다. 공책에 예쁘게 그림과 함께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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