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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현석 Nov 07. 2023

주운 돌로 돌도끼 만들다

텃밭에서

주운 돌로 돌도끼 만들다

 10월,   

 텃밭에 나가 보았다. 고랑에는 풀들로 가득 차 녹색 잔디밭 같았다. 고구마, 고추, 파 들이 잡초 속에서 겨우 자라는 것 같아 풀을 뽑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침 6시 30분에 출근하여 원두커피를 내려놓고 수업 준비를 해 놓았다. 교실 정리한 다음 창고에 가 호미, 갈퀴를 가지고 조금씩 조금씩 풀들을 제거해 갔다. 7일 만에 넓은 밭 잡초를 제거했다.


  조금씩 반복하여 날마다 연습하면 기억을 잘하 듯, 내 몸도 아침 학교에 오면 자동으로 텃밭으로 나가 움직이니 농기구도 손에 제법 익어 밭일 능숙하니 제법 농부다와지는 것 같다. 구역을 나눈 만큼만 작업하고 그다음 날 다른 구역 잡초 작업을 해 나가니 더 힘들게 말끔히 텃밭 정리가 되었다. (고맙다 육체야.)


  무성한 잡초를  아이들 보고 뽑으라고 하면 처음에 흥미를 가지고 뽑지만 힘들어 흥미를 잃어버리고 만다. 4학년이 되면 아이들이 개별성이 강해져 선생님이 사용하고 있는 물건인 갈퀴를 가지고 긁어 보려 한다. 갈퀴 잡는 법과 사용법들을 이야기 한 다음 사용하게 해 본다. 권위보다는 함께 가는 동반자로서 친절하게 대해 주면 함께 일을 즐긴다. 손쉽게 일할 수 있도록 괭이로 잡초를 파헤쳐 놓으면 아이들이 잘도 제거한다.

 

 손발이 아름답게 행동한 아이들이라며 칭찬하니 즐거워한다. 선생님이 땀 흘리는 모습을 본 아이들도 더 즐겁게 일하는 것 같다.

  

다음 날. 문화제 휘호 대회 나가는 어린이들, 아파서 결석하는 아이들이 있어 2-3명 남는 아이들 하고는 수업이 안 될 것 같다. 일찍 와 밭에 나가려는데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진다. 커피 마시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비가 많이 안 와 다행이지만 흐릿한 하늘이 곧 다시 올 것 같다.

 

 장화를 신고 두 고랑 잡풀을 뽑고 갈퀴로 정리하다 돌들이 많이 나와 치우는 중, 돌도끼를  만들면 좋을 것 같은 돌이 나왔다. 때마침 다시 빗방울이 떨어져서 밭일을 중단하고 창고에 가 끌로 나무의 반을 잘라 나무 사이로 돌을 끼었다. 칡넝쿨로 묶었는데 돌도끼 같아 보인다. 아이들에게 보여주니 신기해한다. 이 땅에 사람들이 살았던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아주 많은 궁금증이 생겨 질문도 많이 한다. 너희들이 제일 궁금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물어보고 이야기하며 그날 수업 재미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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