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곤충, 그리고 꿀벌 마야
「꿀벌 마야의 모험」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긴장과 평안, 들숨과 날숨처럼 이어지는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책입니다. 곤충들의 삶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아이들보다 제가 먼저 감탄하곤 했습니다.
2교시가 끝나갈 무렵 읽어 드리다가 중요한 장면에서 “내일 이 시간에 이어서 들려드릴게요”라고 하면, 아이들은 더 읽어 달라며 안달을 냈습니다. 그 얼굴들을 바라보며 저는 일부러 책을 덮었습니다. 기다림과 기대를 품고 내일을 맞이하는 것도 소중한 배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학교 앞 화단에는 수생곤충과 식물, 동물들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노란 어리연꽃이 피고, 부레옥잠에는 연한 보라색 꽃이 달렸습니다. 물배추가 자라고, 잎들은 물에 젖지 않은 채 물 위에 동그랗게 떠 있습니다. 교과서 속 그림이 아니라,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자연입니다. 조그마한 논에서는 논우렁이가 알을 낳는 모습도 함께 보았습니다. 아이들은 숨을 죽이고 들여다보았습니다.
점심시간에도 꿀벌 마야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교실은 조금 시끄러웠습니다. 학교 뒤 언덕 돌바위 틈에 벌집이 생겼다며 아이들이 먼저 알려 주었습니다. 자연은 늘 아이들 편입니다. 아이들은 저 곤충의 이름이 무엇이냐며 질문을 쏟아내고, 저는 가끔 곤란해지면서도 속으로 웃습니다. 딱새가 알을 낳고 새끼를 길렀던 빈 둥지를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의 손에는 늘 이야기와 생명이 묻어 있습니다.
아이들은 꿀벌 마야에 나오는 시들을 잘 낭송합니다. 몇 번 들려드리지 않았는데도 곧잘 기억합니다. 주말을 씩씩하게 보내라며 집에 돌아갈 때 함께 낭송해 보기도 했습니다. 교문을 나서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바람처럼 가볍게 흩어졌습니다.
<꿀벌 병사들의 군가> :
태양아, 황금빛 태양아
우리의 분주한 생활을 비추어라
우리의 여왕님을 축복하고
우리와 영원히 함께 하게 하라
- 꿀벌 마야의 모험/발데마르 본젤스/비룡소-
특히 ‘시인 칠성무당벌레’가 지은 시를 읽으면 아이들은 깔깔 웃습니다. 저도 웃음이 납니다. 밥을 먹다가도 제가 갑자기 “사람의 손가락!” 하고 말하면 아이들은 킥킥대며 우스워 죽겠다고 야단입니다. 교실은 그렇게 자주 웃음으로 흔들렸습니다.
〈사람의 손가락〉
언젠가 네가 나를 발견했네
내 삶으로 행운이 찾아온 날에
너는 둥그스름하고 기다랗지
끝에는 매끄럽고 뾰족한 껍질이 있지
껍질이 있는 쪽은 움직이지만
아랫부분은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는구나!
- 꿀벌 마야의 모험/발데마르 본젤스/비룡소-
다시 한 번 2학년 아이들과 「여름」 단원을 공부하며 「꿀벌 마야의 모험」을 읽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해 명퇴를 신청해 아이들을 더 가르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더 또렷하게 기억해 둡니다. 서로 배우고, 서로 웃고, 자연과 나란히 앉아 있던 그 시간들을. 참으로 즐겁고 재미있게 배움을 즐겼던 기억이 납니다.
명퇴하기 전 썼던 이 글을 이렇게 다시 올려 봅니다. 제게는 참으로 행복한 기억입니다. 아름답게 서로 배웠던 그때를, 저는 영혼 깊이 기쁘게 박아 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