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 가는 삶

노새처럼 오늘도 산다.

by 신현석

장애를 지니고 태어나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한다.

이 삶이 쉬어 가는 자리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전생에서

너무 많은 일을 했기에

이번 생에서는

장애를 안고

잠시 멈추어 서 있는 삶.

그리고 이 생에서

충분히 쉬었다면

다음에는

다시 누군가를 돕는 자리로

더 많이 나아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


병원에서

장애를 지닌 아이들을 본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문득

이미 많은 몫을 살아낸

사람들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한 삶을 산 이를 돌보는 나는

힘듦과 괴로움, 고통을 견뎌내는

시간을 살고 있다.


특별한 의미를 붙이지 않아도

이 또한 수행의 한 형태일 것이다.


게으르지 않은 노새처럼

오늘도 몸을 움직인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 알아서

해야 할 일을 한다.


스스로에게

조용히 말을 건다.


노새야, 노새야.

부인을 위해

오늘만큼은

멈추지 말고

조금만 더 움직여라.

부인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이 육체를

다 써 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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