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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롱님 Nov 01. 2020

미디어 리터러시는 하브루타처럼

광고홍보쟁이 엄마표 미디어 놀이 #12


초1 학부모가 된 이후 하르부타에 관심이 많아졌다. 엄마표 독서지도 강의도 듣고, 그림책 하브루타 강의도 꾸준히 듣고 있는데 집에서 아이와 함께 하브루타 스타일로 대화를 나누는 건 쉽지 않았다. 아인슈타인의 명언대로 '같은 행동을 하며 다른 결과를 꿈꿀 수는 없는 것'처럼, 새로운 책을 빌려올 때마다 나는 새로운 하브루타 방식을 도입해보고자 하지만 늘 비슷한 패턴일 때가 많다.


출처: PxHere


하브루타 초보 엄마로서 일상에서 적용하는 건 크게 3가지이다. 1) 책 표지와 제목만 보고 내용을 유추하기 2) 책을 읽으면서 뒷장의 내용을 미리 예상해 보기 3) 엔딩을 읽고 생각 얘기하기 이다.


여기에 8살이 되어 글밥이 좀 늘어나길래 몇 가지를 추가해보았다. 4) 육하원칙인 5W1H 맞게 사실을 확인한다. 글을 읽고 사실과 의견(감정)을 구별하는 연습이 중요해 보였다. 5) 그리고 ‘만약 … 너라면?’ 식의 IF 문장을 만들어본다. ‘만약 너라면 어떻게 했을까?’ ‘만약 엄마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 같은 질문 말이다.


마지막으로 아이와 같이 해보고 싶은 하브루타 놀이는 6) 핵심 키워드 찾기 이다. 강의에서는 서클 맵을 통한 해석하기 연습이라고 했다. 동그라미를 그리고 그 안에 책의 키워드를 적는다. 그리고 그 키워드가 설명하는 의미 3가지(A, B, C)를 쓴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의 키워드는 OO 인 것 같다. 그 이유는 OO이 A, B, C라고 말하는 것 같다.”로 말하는 훈련이다.



요즘 미디어에서 가장 중요해진 개념이 리터러시(literacy)이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정보 기술에 대하여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정보 미디어를 구사하며, 정보를 활용하거나 정보를 이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을 말한다. (출처: 네이버 어학사전) 쉽게, 각종 미디어 정보를 주체성을 갖고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이다.


사실 아이가 미디어를 비판하기는 가능할까? 폭포수가 위에서 아래로 쏟아지듯이, 미디어의 정보들이 아이에게 그대로 노출된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1) 최대한 같은 내용의 기사/영상을 여러 매체를 통해 읽어보게 한다. 아니면 제목이라도 서로 비교한다. 엄마가 수고스럽겠지만 몇 가지 기사 샘플을 캡처해서 파워포인트에 붙인 뒤 함께 보는 것도 좋다.

2) 기사/콘텐츠 안에서 사실과 의견(감정)을 구별해내는 연습을 하고 읽고/보고 난 뒤 아이의 기분이 어떤지 확인한다.

3) 그 안에서 자신의 맘에 드는 미디어를 골라내고 좋아하는 기사나 영상을 구독, 좋아요 해보기까지 이어간다.

4) 댓글은 마지막 스텝이다. 아이가 본인의 이름이 아닌 다른 부캐로 온라인 세상에 진입하는 순간이다. 닉네임을 만들고 나면 가상 세상에서 지켜야 할 윤리의식을 설명해줘야 한다. PC와 스마트폰 뒤에 숨어 나쁜 말을 내뱉는 사람들로 인해 누군가는 상처 받는다는 걸 말이다. 물론 드라마 청춘기록의 대사처럼 ‘사랑해주고 응원해주는 이들 덕분에 사회가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순기능에 감사하게 됐다’는 것도 있지만.


얼마전 신문을 보며 삼립호빵이 50주년을 맞아 신제품 25종을 출시했다는 기사를 봤다. 마침 슈퍼에서 호빵을 발견해 집에서 쪄먹으며 추가 기사를 찾아봤다. 아이는 "엥, 호빵 나이가 50살이야? 60억은 엄청 큰 숫자인데... 그래도 단팥이 젤 맛있어." 하며 읽더니, 가장 맘에 드는 헤드라인으로 <"찬바람이 싸늘하게"... 50살된 삼립호빵>을 골랐다. 그렇게 호빵에 대한 정보가 늘었다.


기사 캡쳐

 

또 하나, 미디어 리터러시에 중요한 포인트는 미디어의 알고리즘이다. 여기에 어린 아이가 빠지지 않아야 한다. 요즘처럼 유튜브, SNS의 피드를 통해 기사나 콘텐츠를 보는 구조에서는 더더욱 나를 위한 맞춤형 콘텐츠를 신뢰하게 된다. 내가 즐겨보는 콘텐츠와 유사한 내용, 내가 follow 하는 이들의 콘텐츠는 아이의 뇌 안에서 ‘내가 보는 것이 올바른 것’이라는 합리화를 만들곤 한다. 공부에서도, 미디어에서도 편식하지 말아야 한다. 



출처: PxHere


초등학교에 입학하니 개인정보 보호 교육이 잦아졌다. 자신의 이름, 사진, 주소, 핸드폰 번호 등을 온오프라인에서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 아이에게 개인정보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전에 부모가 아이의 개인정보를 지키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SNS나 메신저 프로필, 학원/문화센터 등 모든 곳에서 나와 가족의 신상이 쉽게 드러나곤 한다. 내 아이의 사진을 찍었을 뿐인데 주변의 다른 아이들의 사진이 함께 촬영되어 있다. 그걸 본인의 SNS에 버젓이 올리는 부모들이 아직도 너무 많다. 미디어 속에서 내 아이를 지키는 건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 엄마는 아이가 자랄수록 더욱 깊이 연결되기 때문이다.




글을 마무리하며... 8살 수준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빨리 변하고 그래서 불안한 세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아이로, 엄마로 성장하려고 합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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